2019. 6. 30. 20:49 때때로 일어나는 일
걱정되는건 트럼프가 일가실각할 경우이긴 합니다
엑셒에 투고했던 글 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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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재 트럼프는 전세계 외교가에 똥이나 처먹어 이 자식들아! 를 시전중인데, 제가 과문해서일수도 있지만, 유일하게 외교적 혜택을 보고 있는게 한국입니다. 아 대만은 좀 보고 있긴 하네요.
문제는 다음 대선이 불과 1년 반도 안 남았다는거. 그리고 여기서 바이든이든 워런이든 민주당 후보가 이길경우 다른거 다 제쳐놓고 외교정책부터 전면 재검토할 것입니다. 트럼프가 특이한 지도자인게, 결국 미국 "주류"정치인들은 패권국으로서의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최우선시 하기 때문에. 물론 방송이나 연설에서야 안 그런척 하지만요.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의 가장 큰 특색은 의외로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입니다. 오바마케어를 엎는 것도 못했고, 1조달러 인프라 투자도 못하고 있고, 러스트 벨트의 제철소를 다시 돌린 것도 아니고, 베네수엘라에서는 여전히 마두로가 건재, 이란핵협상은 틀어만 놓고 아무것도 못했고, 시리아는 푸틴한테 뺏기다시피하고...
유일하게 북한문제만 위험상황에서 상대적 안전상황으로 바꿔놨을 뿐인데, 이것도 안정적이라긴 그렇죠.
아무것도 한건 없으면서, 쑈맨쉽과 인류역사상 최강급 존재감으로 뭔가 대단한 것을 한 것처럼 보이고 있을 뿐이지만, 실제로 한게 없기 때문에, 뒤집어 엎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을겝니다. 원래 북한문제라는 것은 중국문제와 패키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바마 정권기에 전략적 인내를 택한건 사실 남측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버리지 않(는다 쓰고 대북정책이 없다고 읽음)는 바람에 뭘 할 수가 없어서기도 하지만, 애초에 중국과의 대결을 제 1 과제로 상정한 상황에서, 북한문제에서만 허허 우리 협력합시다~ 이러는건 말도 안되거든요. 지금 트럼프의 대북행보가 근본적으로 위태롭다고 제가 보는 이유도 이거기도 하고.
보다 일관되고 논리적 완결성이 있는 새 외교정책이 채택되면 대북화해는 잘 해야 뒷전으로 밀리고, 잘못되면 대북압박강화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참 걱정이 되고...
감정적으로 가장 우려되는건 한국과 일본으 위상의 재역전이죠. 당연히 중국견제에 있어서, 불침항모 일본은 절대적입니다. 오바마가 한국에게 꼽게 군것도, 일본의 필요성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죠. 님들이 미 대통령이라 생각해도 중국과 대결하는데 제 1 파트너로 누굴 고르시겠습니까. 지금 트럼프의 외교가 정말 근본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중국을 정말 견제하겠다면, 일본과 협력 잘 해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자기 개인감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로 일본의 최고지도자를 모욕에 가깝게 대하고 있다는 건 저 인간이 정말 외교를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부분이죠.
아베가 또한 일가실각 하지 않는다면 2021년 9월까지 임기인데(아마 재연장은 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미국의 새 대통령 임기는 2021년 1월에 시작이니 8개월이면 다 뒤집어 엎고도 남을 시간입니다. 지금 우리가 일본을 조롱하고 있는 꼴을 그 때가서 당할거라고 생각하면 갓직히 방금 먹은 카레가 똥이 되지 못하고 위로 나올거 같은 기분이 든다는...
이젠 한국의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도 트럼프가 재선을 해야하는거 아니냐, 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게 참 웃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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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력제의 빛이 있다면 어둠도 있는 법. 만력제는 종신이지만 트럼프는 종신이 아니다. 전부터 이 부분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 빅 이벤트가 있었던 기념으로 글을 쓰게 되었심.
사실 원래는 누가 엑셒에서 오바마 까길래 붕쯔붕쯔해서 이거 말고 다른 글 썼는디, 쓴 김에 이것도 써둔 것. 울 재앙이가 트럼프가 일가실각할 경우에 대해서도 잘 대비하고 있기를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