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12. 02:24 때때로 일어나는 일
오바마는 왜 대단한 지도자인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76109
오랜만에 피지라... 아니 피지알에 글을 썼다 ㅎㅎ
오바마 장군님을 까다니 니들이 그러고도 사람이야! 이게 참 공개적인 자리에 쓰려니... 그 동안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블로그에 써 오던 막나가는 표현들을 못 쓰니 심히 답답허구먼... 그랴두 어쩌랴. 절해고도에 쓰면 아무도 안 보는 것을. 게다가 올만에, 그렇게 심각하게 갈등요소가 있는 것은 아닌 주제로 키배도 했더니, 생각도 정리되고 논지도 보강되고 좋네. 주제 잘 잡아서 가끔 써야긋다.
근데 피지라... 아니 피지알 벌점 진짜... 박근혜가 사람새끼가 아니라... 이거 썼더니 바로 4점... 이미 한번 징역살다와서 벌점 여유도 없는데... 글쓰기 버튼이 250자를 써야해서 무거운게 아니라 이런 이유로 무거운 동네다... 하튼 써 놓은 글이니 퍼다 놔야제.
글이 맘에 드신 분들은 링크가서 댓글들을 봐 주시길. 댓글에 논지가 음청 많이 추가뒤얐다. 공개게시판에 글 쓰는 것은 역시 피드백때문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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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 올때는 피하는 게 도리입니다. 작금의 흥분된 정세속에서 많은 이들의 반감을 살 글을 쓰는 게 현명한 행위는 아니지만...
전부터 개인적으로 극히 좋아했고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하는 인물이 이렇게 멸시당하는 것을 보니 실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해 글쓰기 버튼의 무거움과 그를 넘는 귀찮음을 넘어 글을 쓰게 뒤얐네유...
각설하고
기본적으로 외교분야를 중심으로 평가해 보고자 합니다. 오바마를 평가하려면 그가 어떤 정세인식을 갖고 있었는지부터 판단해야하지 시프요.
전통적으로 미국외교는 대서양 외교 + 중동외교였죠. 지금 우리는 중국의 어마어마한 비중을 보고 태평양 외교가 당연히 중심이라고
생각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시가 집권하던 2000년 당시만 해도 중국의 경제력은 독일...은 커녕 영국 프랑스보다도
낮았습니다. 독일을 넘어서서 3위가 된게 2006년, 일본을 넘어서서 2위가 된 것은 불과 2009년으로서 지금의 초강대국 중국은
10년도 되지 않았다는거죠. 그리고 아직도 그런 주장을 펴는 사람이 없지 않지만, 부시시기에는 심지어 주류학계에서도 일각에서는
중국붕괴론이 있었죠. 그리고, 중국은 보란듯이 그걸 다 이겨내고 지금은 확고한 2위, 여러 경제관측에서 노미널 GDP로 빠르게는
2027년, 대개 2030년대 중반이면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구요. 물론 중국이 약진하고 있고, 장차 미국에 위협을
가할 나라가 중국이라는 것은 그 당시에도 누구나 예측했죠. 부시가 중동에서 실패한 것은 팩트 그 자체로도 엄청나게 까이지만,
무엇보다 중국에 발목잡혀 정치 군사적 자원을 낭비하고 미국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동안에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지 않고 팽창하는
것을 방치했다는 전략적 실패라는 점에서도 엄청 까입니다.
거기에 부시시기 외교의 가장 큰 문제점이 두 가지가 있는데...
1. Axis of devil 발언으로 상징되는 선악이분법적 세계관
2. 국제사회의 협력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일방주의
뭐 이것 말고도 찾아보면 많을겁니다만, 굳이 이 둘을 꺼내는 것은 오마바 실드치는 글이니 오바마가 개선한 것 위주로 쓰고자... 흠흠~
이로 인해 미국의 절대패권은 불과 20년을 가지 못하고 크게 도전받는 위치가 되어버렸죠. 쏘오련이 멸망하고 절대강국이 되었고,
진지하게 경제적 도전을 우려했어야 할 일본이 스스로 주저앉았지만, 그렇다고혀서 미국 경제가 막 전세계의 반이 되고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70년대 이후 예나 지금이나 미국은 세계 경제의 4분의 1에서 5분의 1을 차지하는 절대강국이지만, 그걸로 혼자서
전부 다 할수는 없는거고... 애초에, 미국이 대쏘봉쇄에서 승리하는 큰 바탕이 뒤얐고, 지금 반중론자들이 미국의 강점으로 여기는
것도 중국은 친구가 적지만 미국은 친구가 많다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들듯이, 외교적 리더쉽이라는 것은 핵심적인 미국의
소프트파워입니다. 중국이 GDP가 앞서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구도를 당장 바꿀수는... 트럼프같은 인물이 계속 나올 게 아닌
이상 그렇게 되진 않겠죠. 안 나온다는 보장은...
말씀드린 바, 이 두 가지 부분을 오바마는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2000년에 비해 2008년은 위에 서술한대로 중국이 일본의
경제력을 추월하기 직전이어서 위협이 보다 명백히 가시회되기두 혔구... 오바마 시기에 국제협력의 확대를 모색했다는 부분은 구구히
설명 안해도 적어도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인정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표적인 업적이 이란과의 핵합의, 쿠바와의 관계개선 모색을
들 수 있을거고, 삐걱거리던 유럽제국들과의 관계개선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죠. 이제는 기억도 못할 분들도 있지 싶은디 2009년에
오바마가 노벨평화상을 선불로 받은 값은 어느정도 했다고 봅니다 이런 면에서.
이런 부분은 오바마가 사랑의 천사~ 이런거여서 그런게 아니고... 단지
"미국의 힘의 한계"
를 명확히 인식한, 현실적 판단의 결과라고 저는 봅니다. 1991년 쏘오련이 멸망한 이후, 쏘오련 봉쇄에 투입되던 미국의 엄청난
자원은 당장 거의 전부가 여유자원으로 돌아섰고, 쏘오련 같은 무시무시한 적조차도 이겨냈는데, 누가 나를 당하랴,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으셈~ 하는 분위기로 17년을 지내보고나니,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 모든 것을 미국이 할 수는 없다 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단거죠. 미국의 힘은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부차적인 부분은 국제협력을 통해해결하거나, 현실을 인정하거나, 믿을 수 있는
파트너에게 외주를 주자 정도의 결론을 내렸다고 볼 수 있겠십니다.
그런 부분이 제일 잘 드러난 부분은 중동문제라고 헐 수 있을 것인데... 국제협력을 통해 해결한 성과의 가장 큰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IS격퇴라고 봅니다. IS가 사실상 완파된 것은 지난 해 초의 일입니다만... 명백히 2015년~2016년간의 전역을
통해 이미 망조가 든 것은 분명했었고... 이 와중에 오바마가 취한 대응책은
- 미군은 지상군을 직접 투입하진 않는다.
- 다만 현지에 대항세력을 양성하고 교육훈련 물자지원으로 그들을 뒷받침하며 무엇보다 공군!
- 이란의 현실적 영향력을 인정한다
여기서 잠깐 샛길을 가자면 혹자는 민주주의뽕에 취해 카다피 아사드를 공격해 그들을 취약하게 해 놓은 자업자득아니냐, 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바로 직전 부시정권의 실패를 전혀 고려치 않은 단견입니다. 부시정권의 대중동정책 실패가 여러 원인에
기반하지만, 그 문제점은 '중동 현지민심을 정면으로 위배' 한다는 것으로 집약됩니다. 오바마는 이런 부분을 최대한 만회하기 위해,
현지의 정서를 거스르지 않고 현지의 분위기에 맞추는 방향으로 노선을 취하는거죠.
처음에는 저 세가지 전략이 미온적이고 지나치게 유약해서 실패할거다, 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저 전략은 일단 IS 격파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완전한 성공을 거뒀죠. 그 성공이 트럼프 시기에 넘어와서 확정되는 바람에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았고, 오바마에
대한 저평가에 이 부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만, IS 격파는 누가 뭐래도 오바마의 공이 큽니다.
이란과의 핵협상도 그렇죠.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들인 수니파 왕정들과 이스라엘이 거세하고... 아니 거세게 반발혔지만, 이란의
핵문제는 일단 트럼프가 엎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해결이 됐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오바마에 거세하고... 아니 거세게 반발하는 여론이
북핵은? 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긴 헌디, 이 비교는 좀 있다 하기루 허구... 오바마가 현실적으로 판단했다는 부분은 여기서도
빛납니다. 이스라엘이나 수니왕정들이 원하는 것은 이란이 핵도 못 갖게 하고 이란국가 자체도 찍어눌러주세요 징징~~ 인데, 조금만
생각해봐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죠. 그래서 오바마는 일단 핵을 못 갖게 하자, 라는 목적에 집중하여 그걸 성사해낸겁니다.
왜냐면 핵은 단기간의 협상으로 못 갖게 할 수 있으니... 이스라엘과 수니왕정의 반이란정서는 협상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니까요.
거기에, 실질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안보라는 점에서도 이란이 핵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직접적이고 확고한 위협은 막아주는 것이니,
이스라엘의 안보를 버린 것도 아닙니다.
사실 오바마가 더더욱 빛나는 것은 이러한 여러 판단과 성과들조차 밑밥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중국봉쇄"
라는 진정한 목적을 위한 밑밥. 오바마 시기에는 남해 9단선 문제가 불거지긴 했지만, 적어도 미국과 중국이 지금처럼 대놓고
갈등하진 않았습니다. 철저히 남해문제에 집중한 갈등이었지. 경제문제에서도 중국의 환율조작문제등을 갖고 교섭가능한 수준의
갈등이었지, 너 보복관세! 이렇게 막 나가진 않았죠. 그러나 오바마는 면종복배 구밀복검의 위선자(?)답게, 겉으로는 신사적인 척
하면서 뒤로는 중국을 엿먹이기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중이었다고 봅니다.
사실 오바마는 더 빨리 동아시아로 오고 싶어했죠. IS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중동에 과하게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그가 바랬던
시기에 오지 못했을 뿐. 만약 IS문제나 아사드정권 문제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충분히 아시아로 피벗한 미국을
오바마 임기 내에 봤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이란의 핵문제를 방치한 채로, 중동에서의 여러 갈등들을 냅둔채로 아시아로 오는
것은 어렵죠. 오바마 임기 말에 들어 이는 어느정도 수습국면으로 들어갔지만... 시기가 늦었죠.
오바마가 히로시마에 방문하고 위안부문제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이것은 뒤의 일만 기억하고 앞의 일은 기억
못하는데에서 나옵니다. 오바마는 그렇게 허술한 사람이 아닌게... 한국과 일본 사이의 과거사 문제를 그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아베가 내각총리대신이 된 것이 2012년이고 총선에서의 압도적 대승리로 기세등등한 그는 역사수정주의를 전면적으로
밀어붙일 태세였는데... 오히려 이 시기에 미국의 태도는 아베한테 역사문제에서 유연하게 나오라,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에 더
가까웠습니다. 아베의 등극은 박근혜의 등극과 시기적으로 겹치는디, 오히려 이 시기 위안부 문제등 과거사 문제에서는 한국이 미국의
지원을 업고 일본을 압박하는 분위기였죠. 거기에 중국의 반일정서까지 때마침 대두한 첨각열도 문제로 표출되는 바람에 오히려 아베가
어려움에 처하고 여러 역사 수정주의적 시도들이 철회되기도 했습니다. 고노담화 수정을 포기하고 아베가 어설프게 나마 과거사
문제에서 역대정부의 태도를 (맘에 안들지만 마지못해)계승한다고 하기도 했죠.
제가 판단하기로는 미국의 태도가 바뀐건 이 시점입니다. 그러니까, 미국 - 오바마의 의도는
- 중국에 맞서기 위해선 한미일협력이 왓다다
- 근데 한일간에 과거사문제가 있네?
- 어떻게든 덮어두고 중국에 맞서기 위한 협의체 건설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자
이 정도의 태도였지 않은가, 그렇게 보는거죠. 아베가 미흡하게나마 과락은 면했다고 (한국은 절대 그렇게 생각지 않지만)오바마의
생각이 들자, 그 시점부터 역으로 한국에게 일본과 협력하라는 시그널을 보내죠. 때마침 박근혜는 이러한 미국의 신호를 - 과거사
문제에선 미국은 우리편이넹 오홍홍 조와용~ 하고 오판하고 위안부문제에서 더 강경하게 나가는 한편, 그렇게들 말리는데도 천안문광장에
오르면서 미국의 꼭지를 돌게 했구요. 그 때부터 분위기가 완전 달라졌고, 박근혜의 미숙한 외교력과 겹쳐 그 해 2015년 말에
한국은 굴욕적인 위안부협의를 맺게 된거고, 한국 대중들의 감정이 어땠건간에, 오바마는 이것으로서 한미일 협력을 가로막는 역사적
장벽을 일단 "공식적으로는" 정리했다고 생각한 것으로 봅니다. 히로시마를 방문한 것도 그런 연장선상이구요.
사실, 일본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피부로 느끼는 한국인들과 다르게, 미국인들입장에서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가 "우리의 승리로
끝난문제" 이상의 체감은 아닐것이라고 본다면... 현실적인 계산가로서의 오바마가 이 정도로 정리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외교적
판단이란 점에서는 그렇게까지 하자는 아니었지 않은가 그렇게 봅니다. 히로시마 방문을 통해 던진 신호는 이제 확실히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하위)파트너이며 앞으로 우린 중국견제의 길로 일로 매진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저는 그것을 그렇게
읽었습니다. 물론 굉장히 맘에 안 들었지만... 오히려 그것을 보면서 아 오바마 저 양반 일처리 하나 정말 기똥차게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었죠.
구구하게 말이 많았는데... 오바마는 스마트하고 젠틀한 미국이라는 이미지의 회복과, 미국의 실질적인 이익의 확대 양쪽 모두를
겨냥해 외교를 했고, 그 성과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었던, 상당한 수완과 성과를 거둔 성공적 행보를 밟았다고 저는 봅니다. 원래는
제목을 왜 "위대한" 지도자인가? 라고 쓰려고 했는데... 그렇게 쓰지 못한 것은 결국 그 기획이 미완의 것으로 끝났기
때문이죠. 진정 위대한 지도자에게 변명은 필요 없는 것...(물론 사석에선 위대한 지도자라고 합니다) 부시정권기에 상실한 외교적
위상과 자원이 지나치게 심대해서 그것을 복원하는 데에만 엄청난 노오력을 퍼부어야 했기도 하고... 이미 심화되던 미국정치의
양극화가 오바마시기에 대폭발하는 바람에 국내적 동력이 약해진 부분도 있고(이 부분은 오바마 본인의 정치스타일과도 관련이 있는데,
이것까지 이야기하려면 글이...)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운 부분은 2014년 중간선거입니다. 공교롭게도 선거 반 년전과 선거 반 년후에는 오바마의 지지율이 좋았는데
하필 선거 당시만 오바마의 지지율이 급작스레 낮아져서... 선거에서 크게 패하는 바람에 마지막 2년의 국정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하죠. 뭐, 오바마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런 여론조사는 다 가짜 늬우쓰다~ 라고 쉽게들 말하겠지만...
하튼 그렇게 국정동력도 잃는 바람에 화룡점정은 찍지 못했죠. 무엇보다 후계자복이... 클린턴이라는, 오바마가 어쩔 수 없는 거물이
없었다면, 후계구도를 자기의 의도를 반영하여 설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현실은 클린턴... 하여튼 클린턴...
참 할 말 많은 클린턴... 게다가 그 상대가 트럼프... 만약 트럼프라는 인물이 없어서 상대가 테드 크루즈나 존 케이식이
상대후보였다면 클린턴이 지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오바마와 트럼프의 확고한 공통점은 "새로운 인물" 이라는
것이고 미국인들은 그저 새로운 인물을 뽑았을 뿐...
이런 이유로 저는 오바마의 외교적 역량과 그 행보를 높게 평가합니다. 지나치게 추론위주의 뇌내망상성 글이 된 거 같긴 합니다만, 250자를 넘기라고 했지 추론을 쓰지 말라고는 안 했으니 써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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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써놓고 나서야 글 초반에 북핵 이란핵 떡밥을 던져놓고 회수 안한걸 깨달음. 그걸 회수해 놓았다면 더 좋은 글이 뒤얐을 건디, 댓글에 대충 추가하기두 혔구... 충동적으로 쓰는 글버릇상 떡밥을 흘리는 것은 으짤 수 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