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는 아시는 분은 아시듯이 이 짤


오늘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여러 내용이 있지만 골자는 종부세의 급격한 인상. 거두절미하고 나는 찬성이니 환영한다. 나 자신 적잖은 부동산 자산을 가진 사람이고, 이번 증세안을 보아하니 자칫하면 나까지 종부세를 내게 생겼(그동안은 상가분이 커서 주택분에 부과되는 종부세는 안 냈는데, 이번에 시가반영률과 과세표준이 전부 내려가서 나도 내게 생김)긴 하지만, 나는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라.


각설하고,

문재인이 대통령인 정권이 낸 정책이니 문재인타령을 하는거야 당연하다믄 당연하긋다, 근데 이게 왜 함정이냐?

다들 아시겠지만 노무현 정권이 심각할 정도로 인기를 잃고 사람들의 인망을 잃은 정권이 된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동산 문제다. 그리고, 그 부동산 문제에서도 실제의 영향력에 비해 과도하게 화제가 되어 여론이 쏠리는 바람에 타격을 크게 입은 부분이 종부세 문제인 것은 이 또한 어지간하믄 다들 아실 것이다. 별것도 아닌 문제가 엄청나게 화제가 된 부분. 실로 이게 다 노무현 때문


그 추억이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은 종부세, 나아가 세금 인상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애초에 박근혜 정권기 이후로 세수초과가 이어져 세입이 부족하지 않기도 했긴 하지만, 문재인이 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국가의 팽창, 큰 국가론이기에 재정지출을 늘려야 하고, 재정지출의 근간은 결국 세금이었기에, 큰 국가론을 하겠다면서 세금인상은 안하겠다는게 뭔 소리냐, "진정성" 이 없는거 아니냐, 친 시장으로 가냐, 너도 좌측깜빡이 키고 우회전이냐 같은 별별 소리가 다 나오게 만들었다. 작년들어 박근혜 정권 말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가격 상승추세에도 불구하고 찔끔찔끔하는 정책들만 내 놓았던 것도 결국 핵심인 세금문제를 못 건들었기 때문.


그러다가 2017년의 8.1대책에서 어느정도는 효과가 나왔다. 8.1대책 자체는 세금문제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종부세로 대표되는 보유세 문제가 그 시점에서는 이미 도입이 시간문제라고 여겨진 상황에서 8.1 대책에 보유세까지 적잖이 부과되면 시장에 영향을 꽤 줄 수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 그런데, 올 봄에 여러 논란끝에 도입된 보유세 강화안은 시장의 우려? 보다 훨씬 낮은 것이었고, 종이호랑이 보유세를 보고 안도? 한 시장은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작금의 부동산 인상에 이르는 상황.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오늘 칼을 빼든게, 노무현 정권기보다도 더 높은 대대적이고 전면적인 보유세의 인상.


이게 오모시로이 한 부분은, 아무리 봐도 설계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요시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애초부터 종부세는 크게 인상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노무현 정권의 몰락의 상징과도 같은게 종부세였던지라... 그 당시 청와대 언저리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노무현이 윤허하지 않으셔서 못 벗어나 계속 시달리면서 이빨 10개를 봉헌한 문재인 입장에서는 사무치게 기억하고 있을 그 일 말이다. 그런 당사자가, 그 트라우마에서 그리 쉽게 벗어날 수 있나? 앞서 말했듯이 종부세는 그리 심각하게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일종의 브랜드, 이미지가 되어버림으로서 타격이 컸고, 작금에 그와 비슷하게 문재인을 괴롭히고 있는게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문제이기도 하다보니, 상징적 정책을 함부로 건드리는 것의 위험성을 재삼 재사 느끼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


부동산 과세문제에 발목을 잡는 것은 두 가지가 더 있는데, 하나는 자기가 한 말이고 하나는 외부의 영향이다. 자기가 한 말은, 문재인이 대선 캠페인 내내 추가적인 세금 인상은 가급적 없을 것이다, 라고 말해놨다는 것. 한 말을 뒤집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외부의 영향이라 한다면 기본적으로는 강남 복부인들이 문제지만, 이 경우에서는 내부에서의 저항의 문제이다. 장하성과 김동연으로 대표되는, 마치 노무현 시기 이정우와 이헌재의 갈등을 오버랩하게 하는, 참모그룹과 관료그룹의 갈등문제는 사실이니 과장되었느니 아니니 말이 많지만, 하여튼 그림이 나오고는 있는 게 현실이다. 앞서, 올해 초 보유세가 종이호랑이가 되었다, 는 말을 혔는디, 거기에 이 문제가 관련이 있다. 청와대 산하의 조세정책위원회? 이름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거기서 보유세 개편안을, 오늘 내 놓은 안 만큼 쎄게 내 놓은 일이 있다.


이걸 정면으로 들이받은게 바로 저 김동연 대장대신이었다. 그리고, 이후 나온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은 종이호랑이가 뒤얐고, 시장은 안도하면서 달리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1. 부동산 보유세 건들었다 박살난 노무현 정권기에 그 박살의 가운데서 같이 뚜드려 맞던 대통령

2. 세금인상을 가급적 안하겠다고 자기가 해 놓은 말

3. 정부 내부에서의 정책노선을 둘러싼 갈등


이렇게 보유세 인상문제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종부세는 대대적으로 인상되었다. 여론도 나쁘지 않다. 심지어, 앞서 이걸 들이받았던 김동연 대장대신은 자기가 앞장서서 이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잘 모르겠다만 하여튼 그렇다.


내가 보기에, 이 흐름은 청와대측에서 어느정도 세팅한 흐름이라고 보인다.

일단 큰 전제는 보유세는 올린다, 라는 목적을 갖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한국의 보유세는 크게 낮다. 그 자유시장경제의 상징이라는 미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2%다. 한국은 0.3%던가 그렇다. 보유세가 없는게 부동산이 투기판이 된 큰 이유중 하나다. 거래세는 빡쎄긴 헌데, 그랴서 그걸 우회하고 안 낼라고 온갖 개같은 꼼수와 지랄질들이 펼쳐지는 복마전이 된게 부동산 아닌가. 거래과정은 서류로 조작하기 상대적으로 낫으니까. 그렇기에 애초에 보유세를 높이는게 부동산 복마전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이 되는건데, 한국인들은, 일은 취미로 하고 돈은 부동산에서 버는 것이라는 훌륭한 관념을 지닌 사람들이기에,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것을 츄라이 하는 것은 노무현처럼 경을 칠 일이었던 것. 종부세가 쓸데없이 논란이 컸던 이유도 이것이라고 본다.


거기에 더해, 결국 한국에서 재산 불평등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은 부동산이다. 부동산 보유세의 유효한 부과는, 어차피 부동산 없는 사람들에게는 타격이 없고(종부세 최초 도입시 땅도 없는 인간들도 지랄을 했다는게 제일 조조같은 거) 부동산 부자들에게는 적잖은 세금을 거둬 재산 불평등 자체도 완화하고 거기서 얻을 재원으로 다른, 이니 하고 싶은 거도 다 할 수 있으니.


그렇기에 올린다는 전제는 갖고 있었는데, 그걸 올리려니 아무래도 이거 야바이~ 한 것이다. 위험한 것이다... 이미 당해봤으니까. 하고는 싶은데 위험해서 하기 힘들면? 위험하지 않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여론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이다. 사실 노무현 시기의 종부세 도입때 여론은 이해할 수가 없었던게, 부동산가격이 미칠듯이 오르니 좀 잡아라, 라는 여론은 비등한데, 그걸 잡겠다고 종부세를 도입하겠습니다~ 했더니 쟌넨! 노무현이 경제를 죽인다, 아이고 나 죽네!!! 하는 여론이 나와서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었던 거. 그런 이해할 수 없는 일관성 없는 여론은 물론 기본적으로 노무현이 한다면 무조건 게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한나라 조중동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하여튼 중요한건 여론이 그에 부화뇌동을 했건 주체적으로 수용을 했건 여론이 나빴다는 것이기에, 여론이 반대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는 것.


결과적으로 작금의 보유세 인상이, 형식상으로 2단계에 걸친 인상이 된 것은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한 설계이자 계략인 면이 있다고 본다. 일단 보유세를 인상한다고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로서 사람들이 눈치보고 관망하기 시작한다. 근데 보유세를 찔끔 인상하니, 사람들이 안심하고 부동산 가격을 막 올린다. 그러면 여론이 나빠지고 오른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런 상황에서 원래 하려고 했던 보유세를 도입한다.

???

profit!!!


이 과정에서 오모시로이 한 것은 김동연의 롤이다. 단순히 원론적으로만 보자면, 보유세를 강화하여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청와대의 방침을 들이받고, 무의미한 수준의 보유세 인상을 주도하여, 올해 중반의 부동산 폭등을 불러온 것은 어느정도는 김동연 대장대신의 책임인 부분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 당시에 나는 불만이 많았다. 김동연 대장대신 점마 저거 수꼴 아니노???


근데, 오늘 보유세의 전면적이고 대폭적인 인상안도 결국 주무부처가 대장성이니 대장대신이 발표하는데,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같은 입으로 두 말 하고 있는거다. 이거 뭐냐??? 냄새가 나지 않냐???


게다가, 올해 초에 일부 진보적 지식인이 문재인의 개혁이 후퇴한다고 깐 일이 있다. 보유세의 찔끔인상사건 전후에 있었던 일이다. 근데 그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담당상이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52069.html


김상조 “진보진영 조급증·경직성 탓 개혁실패 우려”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 말 보고 왠지 임영박의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오랜만에 운위해보는 지곤조기가 떠오르긴 혔는디... 솔까 나는 좀 기다려봐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긴 혔다.


이 발언까지 합치니... 그림이 나온다, 라는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여론의 지지를 얻으며 종부세를 대폭 인상하기 위해 기획된 시그니처 무브가 아니었던가, 하는 그림말이다.


만약 이게 내 의혹대로 실제로 기획된거라면, 이거 정말 놀라울 정도로 능수능란하다. 문재인이 세금인상은 가급적 안할 것, 같은 발언을 했던건 사람들이 기억도 안하고 있고, 김동연 대장대신이 엇갈리는 행보를 보인건 과문해서 그렇지만 무려 "나말고 간파한 사람이 없" 는거 같고, 여론은 반대는 커녕 진작에 올릴 것이지~ 랄 정도로 아~~~무런 문제없이 스무스하게, 종부세를 대대적으로 인상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아아... 이것은 "계략" 이라는 것이다...


라는 것인가... 문재인의 정무능력 전혀 기대 안 혔는디, 이게 이렇게 매끄럽게 처리되다니... 진짜 혀를 내두르고 있다. 문빠라서 이렇게 본다, 라면 할 말 없는데, 전에도 쓴 일 있지만, 문재인을 가장 많이 물어뜯은 사람중 하나인 박지원 개눈깔 장군님도 칭송해 마지 않는 나라는 점을 기억해주시도록. 정치 잘하면 나는 누구든 빤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권모술수를 봐서 눈이 상쾌해진 김에, 죽은 블로그에 글 하나 써 봤다. 이제 실업률하고 출산율좀 잡자...


그리고



노무현 장군님... 태어나 주셔서 감사하고 문재인 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앙겔루스노부스

야마구치 여행기 쓰지도 못한 채... 왤케 쓰기 싫냐... 일이라는 생각이 드니 만사 귀찮다.


어지간해서는 내년 4월에 천황폐하 즉위식 참관목적으로 무사시국 여행을 가는, 어지간하지 않다면 올 겨울에 와카야마 여행을 갈 가능성이 있는데... 그 전에 쓸지 어떨지는 모를 일. 기록을 남기긴 남겨야 겠다고 생각은 한다만.


복잡한 생각은 갔다와서 하자.

Posted by 앙겔루스노부스

피지라... 아니 피지알에 쓴 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77379


귀찮아서 쓸까 말까 했는데, 역시 쓰는게 좋을거 같아, 그리고 피지알에서 그 양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조문갔다 올 사람이라곤 저 밖에 없을 거 같아 굳이 남겨봅네다.


김종필이란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고 한다면 그 또한 이래저래 말이 많을 이야기입니다.

제가 그 양반을, 저 자신 한국현실에서 꽤나 진보적인 입장에 있음에도 싫어하지 않는다, 라고 한다면 두 가지 측면에서 이유가 있습니다.

정치내적으로는 그 처세술의 문제입니다. 처세술이란 것이 그렇게 바람직한 가치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까딱하면 천길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십상인 정치판에서 살아남는다 라는 것은 그 자체가 일종의 퍼포먼스인 것이지요. 정치인으로서의 수완이 있으니까 가능하다, 라는 것. 저는 기본적으로 실력있는 사람을 좋아하는지라. 김종필의 처세술에 대해서라면 한국정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토달 사람은 없을테지요.

정치외적으로는 교양인으로서의 면모 때문입니다. 시서화에 능했고, 여러 잡기에도 능했으며 능글능글한듯 하면서도 뼈가 있는 그의 언행들은 그가 다분히 문과적인 깊이가 있는 인물이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고, 저 자신 문과로서 그런 점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달까나요.

과도 많고 비판할 부분도 많지만, 가는 날에 그런 이야기하는 것도 야박한 일이니 일단은 덮어두는 것으로.


오는 6월 28일이 제 할머니 기일인데, 25일날 가고시마여행을 가는지라, 산소에 미리 갔다오기로 마음먹은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같이 가기로 한 양반과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 양반이 갑자기 김종필이 죽었다고 말을 하더군요. 뉴우쓰를 확인해보니 오늘 아침에 사망했다는 소식들이 타전되던... 정치적으로 그 양반과 같은 편에 섰던 적은 없고, 역사에 큰 죄를 지은 인물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그 양반이 아니었더라면 김대중이 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할 수도 없었던 일이기도 하기에, 그걸로 군사반란에 대한 죄를 참작해주기로 한다면, 위에 말씀드린 이유로 나름대로 의미있는 인물이라고 보았던지라, 기분이 착잡해지더군요. 어쨌거나 저는 소위 3김(물론 저도 김종필이 감히 양김에 비할바라고 보진 않습니다만, 양김이 구시대와 맞닿는 고리역할을 꽤나 크게 했던 자체는 사실이니)시대라 일컬어지는 시대 거의 내내 정치를 봐 왔고, 그 한 축이면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양반이 떠났다 하니... 가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는 측면과 어쨌건 한 시대가 끝나는 역사의 현장을 지킨다, 라는 생각하에, 산소에 갔다 오는 길에 빈소에 들르기로 마음먹고 길을 나섰십니다. 하루종일 간 사람들 보러 오가는 날이 된 꼴인...^^

산소는 충북음성이라 강변터미널에서 버스타고 갔다와야 허는디, 빈소가 마침 거기서 다리 하나 건너면 있는 아산병원이라 하니 코스가 딱 잡히더군요. 산소갔다 오는 길에, 걸어서 잠실철교를 건너 병원에 들러 조문하는 것으로. 산소를 갔다오니 저녁 6시쯤이 되었고, 뙤약볕도 많이 저문지라 선선한 강바람 맞으면서 건너갔습니다.

전에 김대중이 사망했을 때, 세브란스 병원의 빈소에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빈소를 찾았고 줄을 서서 조문을 해야했기에 한참 기다렸었는데... 김종필이 이름있는 사람이라곤 하지만, 김대중처럼 확고한 지지기반과 수 많은 존경하는 사람들을 지닌 것도 아니고 만년의 정치적 영향력이나 위신도 비할바는 아니었기에, 그 정도는 아니겠거니, 하긴 했는데... 가 보니까, 일반인 조문은 저 말고는 거의 없는 거 같습디다. 제 앞에 줄 서 있던 사람도 한 세 팀정도? 식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만, 보아허니 대개 아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느라 오래 있는 각이었고.

빈소는 장례식장 3층이었는데, 장례식장 입구에 KBS와 MBC등의 차량이 와 있더군요. 그리고 3층으로 올라가려니 2층부터 줄지어서 수십명의 기자들이 앉아있고. 아마 빈소를 방문하는 유명인사들 취재하는 게 주 목적중 하나였던지,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누가 지나가나 고개를 들어 보기에 기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영광을... 후후~ 내심, 유명한 정치인들 실물로 볼 기회도 있지 않을까, 생각혔는디, 아쉽게도 제가 조문다녀간 그 시간대엔 그런 사람은 없더군요.

장례식장이란게 구경하러 가는 곳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장례식장에 볼 거리라면 화환의 행렬들일테죠. 생전에 어떤 사람들과 얼마나 폭 넓게 인연을 맺고 살았나, 하는. 아마 제 장례식장에는 화환 하나도 오지 않을...-- 마, 당연히 한국정계 최고 거물중 하나였던 사람의 장례식장이니 화환이 즐비했죠. 기업회장, 정치인, 사회유력인사, 일본쪽 화환도 있었고. 기억에 남는 화환이라면 이명박화환이 어쨌거나 전직대통령이라고 장례식장 제일 안쪽 빈소 바로 옆에 놓여 있었다는 거하고, 어쨌거나 충청도가 낳은 인물이다보니, 신격호나 정몽구 화환 틈에 있을 계제는 아닌거 같지만, 아직 당선자에 지나지 않는 충남도지사 당선자 양승조 이름의 화환이 생각보다 높은 서열로 있었다는 것과 전국적 지명도는 거의 없을 게 확실한 충남지방지 중도일보에서 온 화환이 또 꽤 높은 서열로 있었다는 정도... 좀 더 찬찬히 구경하고 싶었는데, 장례식장에서 그것도 고인과 실질적인 관계도 없는 찌질이가 돌아다닐 일은 아니지 싶어서 제대로 못 본게 좀 아쉬웠네요. 박근혜 화환은 왔나 찾아보고 싶었는디.

빈소앞에 서니 예의 착잡한 기분이 깊어지더군요. 단순히 한 사람의 죽음앞에 섰다는 것에서부터, 시대를 풍미한 사람의 지난 날이 - 내가 죽는 것도 아닌데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기분이었달까나. 깊은 숨을 쉬고 두번 큰절 한번 반절하고 상주들하고 맞절 한번 하고 나왔습니다. 밥 먹고 가라 그러는데, 역시 얻어먹을 계제는 아닌 거 같고 끼어봐야 개밥에 도토리 신세인데 뭘 얻어먹냐, 하는 심뽀에 그냥 나왔네요. 전에 삼성병원 장례식장 밥은 맛있었기에, 아산병원 밥은 어떤지 궁금하기는 혔습니다만.

아산병원에서 성내역까지 걸어가는 길이 좀 됩니다. 그 길을 걸으면서 오자니 또 이 생각 저 생각 들더군요. 그 길을 걷다보면 바로 앞에 선명히 잘 보이는게 롯데타워입니다. 그걸 보니 또 신격호 화환도 생각이 나더군요. 산 송장이기야 이 양반이 훨씬 더 한데 어쨌거나 명줄이야 이어지고 있다고 화환을 보낸거 보면 산 사람들 일 같지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달까나. 글구보니 이건희 화환도 못본. 현재 '그' 바닥에선 가장 유명인일텐데 말이죠. 아직 먼 일이기야 하겠습니다만, 노무현 보냈고 김대중 보냈고 김종필 보냈고 신격호 보낼거고 이건희 보낼거고 문재인도 언젠가는 보낼거고 아직은 꼬꼬마같은 김경수도 보낼거고 그렇게 보내고 보내다 보면 내가 갈 차례도 올테고. 결국 죽은 사람 빈소에 가는건 그 날을 위해서 가는 거라는 건 뻔한 생각이지만, 이렇게 직접 맞닥뜨릴 때마다 싱숭생숭해지는게 또 인지상정일테죠. 지금이야 멀었으니 죽는거 두렵지 않다 하지만, 죽음앞에 두고 어떨지는 또 모르는거고. 제가 죽은 사람 빈소 잘 찾아다니고, 신문(그 악독하다는 한겨레 봅니다)볼때도 부고란은 꼭 챙겨보는 이유도 그 기분이 뭔가 탐탁치는 않지만, 외면해서는 안될거 같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그 기분을 딱히 싫어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착잡함과 역사의 착잡함이 착종되는 묘한 기분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유력인사가 날이면 날마다 가는게 아니기에, 이런 날의 기분은 그 자체로 독특한 경험이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다음엔 어떤 유력자가 갈 지 모르겠지만, 그 때도 어지간하면 참배하러 갈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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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원 내각총리대신으 조문을 갔다 오믄서 피지라... 아니 피지알에 쓸까 블로그에 쓸 까 고민혔었다.물론 그 이전에 쓸까말까가 더 실존적인 고민이었지만 블로그에 쓰믄 슨상드립부터 나으 평소스런 막나가는 글을 쓸 수 있응께. 근디, 갔다와서 피지라... 아니 피지알을 보니 김종필에 대해 좀 거시기한 이야기들이 횡행하는 것이 아닌가. 참교육... 까정은 아니고, 그랴도 좀 소프트하게 봤음 하는 면도 있지 시프서 피지알에 씀. 나으 개드립 본능을 억제해야 하는 것은 슬프지만, 세상은 언제나 선택과 방황.


근데 웃긴게, 댓글은 거으 안 달리는디 추천은 꽤 된다. 아니 뭐 참 잘했어요~ 도장을 싫어하는 국민학생이야 읎긴 헌디, 이게 그리 칭찬받을 글인가? 해서 좀 의아. 왜 칭찬받는지 잘 이해가 안 갔는디, 대충 세 번째 댓글을 단 양반으 말을 들어보고 아, 그래서 칭찬하는건가? 하는 생각은 들었음. 물론, 나으 음흉하고 시커먼 속내는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다만, 그런걸루 치믄 김종필이 몇십배는 더 하지 않가서? 낄낄~


그런 것두 있지만, 아마두 죽은 사람이 모멸당하는 것이 좀 안타까웠는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으 심정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글이 뒤야서 추천이 쫌 붙은거 아닌가 싶기두 허다. 모두가 다 싫어할리는 없잖은가? 물론 전두환같은 인간쓰레기는 모두가 싫어해야 하지만, 김종필은 그런 인물은 절대 아니니까. 그런 양반들이 대놓고 뭐라 하기는 그렇고 동조해주기도 껄쩍지근하지만, 속내를 풀어준 것에 대해 참 잘했어요, 해 준 면이 크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또 드는 생각이 세번째 댓글 양반 말 보고 드는건디, 확실히 사람들이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구나, 라는 생각. 나야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실감 자체가 잘 안 드는 사람이다봉께, 죽음을 이야기하는데 거리낌이 없는디, 반대로 과문허지만 나가 아는 한 한국 사람들은 세계에서도 가장 세속적이고 속물적인 사람들이라... 죽음과는 거리를 두고 사는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천연덕스레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 느낌도 있지 싶기두 허구 그렇다. 어쨌거나 한국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죽음과 거리를 두고 살기에, 그 속에서 사는 나는 그들이 그러는 것을 어느정도는 이해하고 있지만, 그 사람들은 죽음을 자연스레 인식하는 것이 생경하다믄 생경할 수 있을텡게.


물론 죽음이란 것을 자연스레 인식헌다, 라고 당당히 말할 정도로 이해나 생각이 깊은 것은 절대 아니긴 허다만 일단 지금의 이 글을 둘러싼 이야기들에서 보이는 것은 상대적일 지언정 뭔가 차이가 있긴 있다는 이야기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죽음을 기억해야 헌다.

Posted by 앙겔루스노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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