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슬슬 일본을 향해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붓싼 구경을 마치고 여객터미널로 돌아와 다시 한번 하마유호를 찍어 봄. 전체 샷 잡은 게 하나 더 있었네잉.


북항대교와 영도으 모습. 흐릿해서 사진빨은 잘 안 나오지만 그랴도 석양이 슬쩍 배경에 깔리니 그럭저럭 볼만한 풍경. 그렇지만 이 사진을 올린 진짜 이유는, 잠시 후 펼쳐질, 야경과 비교해보시라고 올리는 것.


가방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저 문을 들어서면 이제 당신은 한국도 일본도 아닌 곳으로 가는 이계의 문으로 들어서는거야!


낮에 잠깐 들러서 몇가지 문의를 하고 갈 때는 사람이 하나두 없다시피 혔는디, 지금은 사람이 많다. 정원 560명인 하마유호가 출항하기 직전이기두 하거니와, 그 한 시간 뒤에는 역시 비슷한 규모를 자랑허는, 후쿠오카로 가는 뉴 카멜리아 호도 출항하기 때문일게다.


이계의 문으로 들어왔다. 사진에 찍힌 작은 배는 2016년에 후쿠오카로 갈 때 탑승혔던 비틀호. 오랜만에 반가워서 찍어봄. 요~ 히사시부리~~


나가 찍고 싶었던 것은 이 앵글이지라. 근디, 일단 창문이 가로막아 제대로 찍을수도 없었거니와, 이 탑승통로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제지하더라. 그래서 제대로 못 찍음.


그나마 카메라를 유리창에 딱 붙히고 찍어 잘 나온편인 사진. 확실히... 2만톤에 육박하는 배는 크다... 뒷문을 열고 차량과 화물을 적재하는 배들과 달리 하마유와 성희는 저렇게 앞 사이드에 달린 문을 통해 적재하더라. 항해하다가 저 문 열리면 다들 물고기밥 되는거야


배에 올라타니 이런 게 있더라. 이러니 저러니해도 조립식... 프라모델은 숫놈으 로망이제. 중학교 이후로 하나도 못 혀보긴 혔다만, 루리웹 같은데 프라모델 올라오믄 흐뭇하게 보곤 헌다. 나 어릴땐 다 조립식이라 그랬다.


모두가 짐 푸느라 분주한 동안에 어차피 짐이라곤 꼴랑 가방쨩 하나인 나는 침상에 가방 떤져놓고 갑판으로 나왔다. 갑판. 아 뭔가 로망이 넘치는 이름 아니냐. 여행은 배고 배는 갑판이지.


붓싼항 여객터미널과 인근 야경. 아까 봤던 비틀호가 쫌금 더 잘 보임.


으미 무셔라. 공포증,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나는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거 같음. 하물며 시꺼먼 바다으 심연이 나으 심연을 빨아들이려 함에야.


영도, 북항대교로 이어지는 야경으 모습. 뭔가 참 괜찮은디, 사진으론 잘 안 전해지네잉.




그래서 영상으로 찍어봤습니다. 근데 더 잘 전해지는지는 모르겠다잉. 배경음은 잠시후 현해탄 바다를 짓쳐나가기 위해 몸 풀고 있는 하마유호의 5만마력 엔진음.


침몰하면 형님만 믿겠슙니다 굽신굽신


나가 탄 하마유호 뒤에서 역시 출항준비허구 있는 뉴 카멜리아호.


기계의 심장은 기관이고 기관의 상징은 굴뚝 아니것는가. 배가 움직인다, 라는 것을 사람들이 시각화한다면 그 상징은 단연 굴뚝일 것이다. 열심히 대기오염물질을 내 뿜고 있으시는 중이다. 굴뚝에서 배출되는 연기가 또 나름 장엄하야 영상을 찍었는디, 육안으로는 보이던 게 영상에선 안 보여서 안 올랴줌.


선박의 후미에서 전두부를 바라보믄 이런 느낌. 오른쪽은 여객터미널에서 배에 올라타는 탑승구


선박으 객들이 오갈 수 있는 공간은 3개층으루 뒤야있구, 외부에서 객들이 오갈 수 있는 갑판도 3개층이다. 층이 올라갈 때마다 쫌금 더 잘 보이는 뉴 카멜리아호. 원체 큰 배라는 것으 존재감을 좋아허는지라 마구마구 찍기두 혔구, 실질적으로는 나가 타고 있는 배는 못 찍는거나 마찬가지잖여. 그랴서, 일종으 대리만족으로 비슷한 크기와 형태으 뉴 카멜리아를 많이 찍기두 혔다. 하마유라고 생각허구 봐 달랑께요.


영도 북항대교 야경이다. 스바라시... 그러나, 이 것은 시작에 불과허다.


닝겐에게 허용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갈 차례...


위엄찬 굴뚝이 맞아준다. 기관앞에 선 인간이란, 얼마나 초라헌가...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본 하마유... 아니 뉴 카멜리아의 모습


로고는 날치를 형상화헌 거 같다. 사진이 흔들려 죄송허다.


구명뽀트 못 타믄 형님만 믿겠슙니다 굽신굽신.


보트 위에서 보트를 바라보는 모습. 진짜 암온어 보트다. 쟈들은 대략 300톤, 나가 타고 있는 보트는 1만 6천톤...


부산항 야경은 그 자체로 훌륭허지만 북항대교가 그 야경으 중심을 지키며 더 돋보이게 해 준다. 사진처럼 색깔도 바꿔준다.


왜 그런거 있지 않은가. 열차를 타면 탈선사고를 겪어보고 싶고 배를 타면 침몰사고를 겪어보고 싶고 항공기를 타면 추락사고를 겪어보고 싶... 이건 좀 아니군. 겸사겸사 일본에 가는 김에 지진 화산도 좀 겪어보고 싶었는데, 지진이 나지 않은 것은 이번 여행의 옥의 티였다.


느끼시라 존재감을. 자꾸 츄라이 츄라이 하는 것은 양이들이 고기를 김치에 싸 먹는 맛을 몰라서... 사실 내가 좋아서다.


1조 5천억달러 지디피의 경제대국인 한국 산업의 분출구인 붓싼을 수호하는 크레인들의 모습.


닝겐이 갈 수 있는 최상단 갑판에서 전체적으로 찍어봄. 공간감을 느껴보시라구. 솔까 1만톤 넘는 배를 타볼 일이 생전 없는 사람이 대부분 아니겠능가?


배 가운데에는 이런 회전계단이 있어 1~3층간 통행이 가능허다.


낯선 천장이다...

나는 이세계로 떠난다...


현실은 저 가방이나 나나 비슷한 취급. 사람 하나 딱 들어갈 만한 작은 침상이 앞으로 9시간 동안 나에게 허락된 공간일 뿐. 키가 190이상인 사람은 여기서 바로 누워 잘 수는 없겠더라. 178인 나도 좀 빡빡혔다. 빡빡하구만.


달이 휘영청 떴더라. 잘 찍어볼라구 줌을 땡겼더니 구름속으로 숨어버림. 깍쟁이 같으니라구.


웅장한 뉴 카멜리아와 휘황찬란한 북항대교으 미경을 아랑곳않고 선원들이 선상반란... 아니 출항을 준비하는 모습.


또 한번 츄라이.


잘 있거라 부산항아 다시보자 부산역아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헬조센에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일본을 찾아 떠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오오~~~

https://www.youtube.com/watch?v=0n2ItsCmLtw


진짜 떠난다 으아, 글 쓰고 있는 지금도 코끝이 찡해진다...


드론이란게 이래서 획기적인 발명품 같다. 드론 하나 있었다믄 나가 타고 있는 하마유가 떠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었을텡게. 카멜리아쨩 우리는 먼저 갑니다. 카멜리아쨩도 후쿠오카까지 잘 가용~


같은 풍경이지만 출발한 배 위에서 찍었으니 다른 풍경임. 서 있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지는거야.


카멜리아호의 전체모습. 이제 더 이상은 카멜리아를 츄라이할 수 없다.



출항.avi 과질. 여초에서는 고화질을 과질이라 그러더라. 사스가 여초으 쏀쓰...


한국경제의 수호거신들의 모습. 신사하나 놓아드려야 하지 않을까.


자성대에서 감만부두에 이르는 모습. 이 휘황찬란한 모습이 붓싼항으 극히 일부의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에서 그나마 붓싼과 비교할만한 항구는 고베항 정도였는데, 95년 고베 대 지진 이후 몰락하다시피 혔다. 지금 일본에는 붓싼과 비교할만한 물동량으 항구는 없다. 다만, 여러 항구가 나누어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긴 허다만. 경제가 3배인데 물동량 자체가 적을리는 읎지.


배가 출항허니 조선토인들이 우르르 몰려나온 모습. 이제 일본에 가서 일본토인들을 구경혀야제. 그 와중에 구름이 걷혀 달이 쫌금 보인다. 달님, 여행을 굽어 살피사, 배도 침몰시켜주고 일본가면 지진나게 해 주세요.


지금 글 쓰는 중에 쫌금 고민이 되는게... 이거 노무 긴거 아닌가 싶다... 근데 꼴랑 출항 갖고 짜르자니 그것두 애매허구... 어차피 나 꼴릴라고 쓰는 목적이 독자 편으성보다 우선인 고로 그냥 길게 가자. 말이 너무 많군.


선상에서 제대로 잡은 북항대교 모습인데 사진이 흔들렸... 흔들림 보정 카메라 같은 것두 있나보던디, 나는 거지라 그런거 몬산다.


달 좋고~


안녕~ 9일날 다시 만나용~


영도와 북항대교 모습. 이  북항대교야말로 부산항의 관문이 아닐까.




썸네일만봐도 꽤 꼴릴 거 같긴 허다만, 영상보는 거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이 영상은 꼭 보시라. 이왕이면 풀 스크린으로.
이번화의 심장이자 핵심이자 이것만 보면 이번화는 다 보는거다. 한 밤중에 빛나는 북항대교를 여객선을 타고 지나는 거 이거 진짜 훌륭함. 여행에 대해 갖고 있던 일말의 주저함을 깨끗이 날리고, 온전히 여행의 즐거움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명백히 이 순간부터다.


아... 너무 잘 생겼다...


배의 갑판구조가 쫌금 꼬여있어서, 갑판 맨 앞에 나오는 방법을 몰라 가운데에서만 계속 사진을 찍었는디, 어케 길을 찾았다. 일단 이 녀석이 존재감을 발휘하기에 찍어 봄.


총원! 전속전진!

아쉽게도 막혀있어서 타이타닉으 그 장면은 찍지 못했다.혼자서 무슨 추한꼴을 연출할라고


부산항은 빛난다. 감만부두에서 신선대부두로 이어지는 모습


밤이 아니었다믄 사진 오른쪽에 오륙도가 보였을 듯. 반짝이는 불빛들이 오륙도 등대일 거 같긴 허다만.


우리배 북항대교 감만부두. 오늘의 모습들의 요약샷이랄까나.


하마유호의 대본영의 모습. 조타실은 원래 불을 안 키나보다. 그렇긴 혀야헐 게, 밖의 빛이 잘 보여야 할테니깐. 시모노세키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소형컨테이너선이 화물을 부리는 모습. 진짜 대형컨테이너선 들은 강서의 부산신항쪽에들 있겠지.


뵈는 것도 없는 사진을 올린 이유는 저 녹색과 적색의 점멸등 때문에. 꺼졌다 켜졌다, 허는디, 저게 붓싼항에서 외해로 나가는 수로의 안내등이 아닌가 싶어서다. 딱 저 가운데로 통과하더라. 그니까, 저그를 지나믄 그 때부터는 이제 진짜 부산항 밖으로 나간다는 말이 되는 것. 심미적으로는야 북항대교 밑을 지나는 순간이 붓싼을 떠나는 순간이지만, 기술적으로는 바로 저기부터가, 진짜 부산을 떠나는 순간인 것이랄까나.


달이... 아름답군요.

들어줄 사람은 없다. 흙흙...ㅜㅜ


이젠 북항대교도 멀리 보인다. 이 사진도 줌을 꽤 땡긴거임. 근데 저 녹색등 두 개는 뭐지... 그 때는 간파혔을것두 같은디 지금은 기억 안난다.


의도는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거함이 일으키는 물보라를 보여주는 것이었는디 조명과 화질과 스킬상 이게 한계. 그냥 참가... 아니 투고에 의의를.


줌 안 땡기고 보면 이 정도 거리다. 육지에서 멀어진다는 게 실감난다. 글구 이 쯤되니 파도도 외해의 파도인데다 배도 전속항주중이라 상당히 흔들리더라. 사진을 찍을라면 다리에 꽤나 힘 주고 서서 난간에 기대어야 찍을 수 있을 정도였다.


글구보면 붓싼에는 ~~대 이런 지명이 많다. 글구 그 곳들은 하나같이 바닷가의 돌출된 반도지역이다. 태종대, 신선대, 이기대, 해운대. 글구 그게 바로 이 붓싼항을 중심으로 쪼로록 늘어서 있구. 저러한 형태의 지형을 ~~臺라고 부르는 모양임. 여기부터 사진은 그걸 찍은건데, 캐머러가 파노라마 기능이 없는건지 쓸 줄 모르는건지 하튼 한 샷에 다 안 담겨서 나눠 찍었다. 이 사진으 맨 왼쪽 어두컴컴한강북부분이 태종대다. 인가도 공장도 부두도 근처에 없으니 이 시간엔 어두컴컴... 가운데의 시커먼 부분은 ~~대는 아니고 부산해양대학교가 있는 조도라는 섬이다. 그 바로 옆에 흐릿허게 북항대교가 보이고 사진 오른쪽이 대략 신선대다. 신선대는 지금은 완전히 부산 북항의 부두가 된지라, ~~대 로서으 면모는 많이 빛이 바래긴 했다만.


이 사진은 또 다른 가치가 있는 사진. 사진 맨 왼쪽에, 이 포스팅에서 뻔질나게 본 북항대교가 얼핏 보일 것이다. 글구 사진으 가운데에서 쫌금 오른쪽에 보이는 빛의 띠의 부분은... 그 등킨드나쓰로 유명한 강알리 강알대교... 광안대교이다. 붓싼을 상징하는 두 다리가 한 샷에 잡힌 것이랄까나. 물론 거가대교도 남항대교도 있다만, 붓싼으 관광뽀인뜨 스러운 것은 북항대교와 광안대교이긴 헌지라.


각설하고

사진의 중앙 왼쪽이 위에 말한 신선대이고 거으 한 가운데가 경관을 개 박살내고 있어 짜증나는 SK오륙도뷰아파트, 그 바로 오른쪽이 이기대이다. 이기대의 바로 오른쪽이 광안대교. 광안대교는 이기대에서부터 센틈시티... 센텀시티를 넘어 해운대로 이어지는 핵심교통로.


윗 사진과 많이 겹치는디, 이 사진으 한 가운데쯤이 광안대교라 보믄 된다. 오른쪽으로 치우친 부분이 해운대... 이면 좋겠지만 거기는 동백섬이다. 2001년 APEC 회의를 했던 곳의 유적도 남아있음.


강알대교... 아니 광안대교의 줌샷. 이빠이 줌을 땡긴데다 한밤중이고 흔들리는 선상이니 화질은 양해를. 선상에서 이렇게 잡는게 쉬운 일은 아니... 기는 개뿔 해운대 광안리 유람선 타고 찍으면 된다. 타본적은 읎다만. 원래 기대한 것은 하마유호가 강알리와 해운대 앞을 지나서 일본으로 향하길 바랬는디, 그러지는 않구 그대로 공해상으로 직진해 나가더라. 어디서 보니까, 그 앞으로 지나가는 이벤트항해를 하긴 한다고 하더라만, 그게 걸릴만큼 운이 좋진 몬혔음.


이 사진의 맨 오른쪽이 해운대다. 해운대라면 다들 해수욕장을 생각허는디, 정확히는 그 해운대 해수욕장 동쪽의 고개가 해운대인 것. 지금은 거기도 현대 아파트가 들어가서 경관을 다 망쳤다. 아파트 작작좀 쳐 지어대지.


하여튼 붓싼이 이렇게 거대허다. 야경으 규모로만 본다믄 이만한 항구는 세계에도 흔치 않지 않을까 싶기두.


이 사진으 강알대교는 쫌금 더 잘 나왔네 ㅎㅎ


원래는 이게 마지막 샷이 될 게 아니었다. 야경이 노무 인상깊어서, 붓싼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갑판에서 야경을 구경하며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전상으 이유로 22시 이후로는 갑판에 나가 있을 수 읎다더라. 그랴서 여기까정 보고 선실로 들어가야 혔다. 그런 관계로 마지막 기념 풀샷 한방.


달님도 안녕~


이제 들어가 잘 시간이다. 이 뒤로야 드러누워 잤으니 찍고 자시고 할 것도 없... 는데 이게 잠을 못 이뤘다. 사실 당초 걱정혔던건 멀미였다. 전에 후쿠오카로 갈 때는 쾌속선이라 3시간이내에 도착이니 멀미가 나도 괜찮으려니, 하고 탔고 멀미 자체도 별로 나지 않았다. 이번엔 9시간이라는 장시간이지만 그랴두 큰배이니 쫌금 덜 흔들리겠지, 하고 그냥 탔는데... 이게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데 엄청 깊게 흔들리는거다. 그니까, 느리~~잇한 속도로 스으~~윽 가라앉았다가 같은 느낌으로 스으~윽 올라오기를 반복허는거다. 어라 이거 생각보다 흔들리네? 좆된거 아냐, 하고 긴장혔는디... 다행히 멀미가 나지는 않더라. 글구 멀미가 나지 않을거라는 안도감이 생기고 나니까, 그 리드미컬한 흔들림이 되게 재밌게 느껴졌다. 당연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이가 천천히 흔들리는 요람에 들어가 있으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하는 느낌? 그 우아하고 품위있는 흔들림을 느끼며 잠 들려 혔는디...


잠이 안온다! 갈증이 심한 것도 아니고 피로함이 없는 것도 아닌데, 잠이 안 오는거다... 그랴서 꼴랑 두 시간 밖에 몬 잤다. 글구 이 수면부족이 내지에서으 첫 날의 대파국... 까지는 아니고 소파국에 악영향을 미쳤달까나 싶다. 느긋한 흔들림이 잠을 촉진해줄 줄 알았는데, 그게 기분이 좋다보니 오히려 각성이라도 되어버린 것일지도... 라기엔 돌아올 때는 잘 잤는데... 그 때는 진짜 피곤해 죽을거 같은 상태였으니 당연한건가...


하여튼 이렇게 부산을 떠나 일본으로 향했다.


깊은 어둠속으로... 침잠해 간다...

Posted by 앙겔루스노부스

이번 여행의 첫 사진이다. 야마구치 여행기가 세상에 처음 태어나 고고성을 울리는 모습이다.


라지만 이건 서울의 모습이다. 야마구치를 가려면, 일단 서울을 떠나야 할 것이 아닌가. 만약 항공편을 이용했다면 첫 사진이 무엇이었을지는 모루겟소요. 봉천동으 집에서 인천공항으로 갈라믄 뻐어쓰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철덕이니까 공항철도를 이용헐 수도 있는디, 아무래도 창밖풍경 감상에는 뻐어쓰가 유리한지라 뻐어쓰를 탔을거 같다. 일반열차는 풍경감상에 큰 지장이 읎지만, 도시철도는 마주보고 앉아가는 시트 특성상 창밖감상이 크게 제한되는지라... 교통수단에서 창밖을 감상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이다. 이동시간을 낭비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자거나 폰질을 하는 것은 언어도단. 사실 일반적으로야 대개 가서 보는 거 위주로 생각허지 가는 동안을 중시허진 않는 데, 갓직히 난 이게 전혀 이해가 안간다. 나가 이례적인 사람인 것을 부인은 못하것는디, 생전 처음 타보는 산양본선에서 창밖에 펼쳐지는 모습들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여행절반 손해보는 짓 아니냐? 왜 교통수단에서 자지? 생전 첨 가보는 길의 모습들이 파노라마로 창밖에 펼쳐지는데? 항공편도 그렇다. 물론 대형항공기라믄 9열좌석으 특성상 창가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9분의 2라 창가가 아니면 무의미해 잘 수도 있다. 소형항공기는 4열좌석이니 2분의 1 확률이라 훨 낫고. 그런데 그 귀중한 항공기 창가자리에 앉아서 왜 자는 것이지? 수면과시? 사람이란게 은가이 장거리 뛸 일이 많다혀도 결국 항공기란건 어쩌다 한번 타는 것인디 그 소중한 기회를 왜? 구름만 둥둥떠있다 하더라도 구름위를 난다는 것 자체가 언제나 그리운 이름... 아니 경이로운 경험이고 시야가 트여서 지상의 모습이 보인다면 그 자체는 놀라운 장관들의 연속인데 말이다. 모두가 자거나 쉬는데 자지 않고 피곤하고 졸려 뒤지것는데 핏발선 눈으로 창밖을 보고 있는 내가 이상한 놈이기야 하긋다만, 누가 뭐라해도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헌다. 여행을 갔으면 그 순간순간 하나하나가 모두 경이 아닌가. 어찌 경이의 순간을 그리 가벼이 여기는가.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 정말 나 뿐이냐? 그렇게 생각허지 않는 분이 있다면 같이 여행을 가도 기꺼이 어울릴 수 있으리라 생각헌다.


사설이 참 길다... 하고 싶은 말이 워낙 많은 인생이라. 사실 마르크스는 그런 유언을 남기지 않았지만, 속설에


"유언이란건 살아서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하지 못한 놈들이나 남기는거야!"


라고 일갈하고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저것도 훌륭한 유언인거 같은데

65년 인생내내 나불나불 거리거나 나불거리지 않을 땐 깨작깨작 뭔가를 계속 써 대던 그으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말이기에, 사실이 아니지만 믿고 싶은 구라긴 허다만... 진짜로 죽음의 순간에 저런 생각이 들었어도 저런 말은 안혔을거 같다. 일단 자본론을 1권밖에 못 쓰고 죽은 것은 차치허구(2, 3권은 그의 사후 엥겔스가 출간) 솔까 마르크스 발톱의 때만도 못할 나도 하고 싶은 말을 박찬호보다 빠른 페이스로 떠들어도 다 못허구 죽을거 같은디, 나보다 훨씬 생각의 폭도 깊이도 깊었을 마르크스가 저렇게 생각헌다구? 저건 생각이 많은 사람이 뭔지를 이해 못한 사람이 만든 언어도단의 일화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인생은 캐릭터인지라 캐릭터성을 잘 살이는 구라일화라는 것은 인정한다만서두. 마르크스와 비견할 수야 없지만, 그랴도 속성은 마르크스과라고 분류할 수도 있을 거 같은 놈이 나 인지라 말이 너무 많군 비문에 뭐라고 새겨줄까?


각설하고

서울을 떠나는 데에 서울역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언어도단... 까정은 아니고 그랴도 서울역을 이용해주는 게 예의지. 하물며 철도대국인 대일본제국에 가는디. 배를 타려면 붓싼에 가야허구, 붓싼에 가는데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철도가 왔다다. 물론 KTX는 언어도단. 당연히 각역정차 완행열차를 타고 가야지. 물론 비둘기호도 통일호도 사라진 작금으 개탄스러운 한국에 그런건 읎긴 허다. 고조 무궁화가 제일 많이 서니까, 제일 천천히 가니까 그걸 타고 가며 풍경을 감상할 뿐. 사실 그런 점에서 보면, 배를 타고 일본에 가는 것은 미나토에 살지 않는 센진들에겐 재무적으로도 벨 이익이 읎는 일이다. 배타러 가는데 교통비를 또 써야허니까... 게다가 시간도... 나처럼 시간이 마빡에 덤비는 사람이 아니고선 할 일은 아니다만... 컨셉과 로망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 아니긋는가. 이제 사진 하나 올려놓은 여행기에 A4로 수십페이지의 사설이 붙었는데 그게 다 컨셉, 그 컨셉을 도출한 내 로망으 표현들이었으니...


서울역에서 경부선 무궁화를 타고 붓싼에 간 다음 관부연락선을 타고 시모노세키에 간 다음 산음본선 열차를 타고 동하기역에 내려야 비로소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의미의 여행 시작이다. 물론 나에게는 이 여정 자체가 전부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여행이지만. 글구, 일부러 붓싼에 일찍 도착하여 내가 한국에선 젤 좋아해 마지 않는 붓싼 풍경도 감상헐거구. 그런 고로 야마구치 여행기가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1화에는 야마구치 모습은 못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제야 윗 사진 설 · 명 · 들 · 어 · 갑 · 니 · 다

사진한장 설명하기가 이리 힘들어서야 원... 읽는 분들께 근성을 강요하는 거 같아 죄송허다죄송헐 시간에 설명을 해

노량진에서 용산역을 가는 동안의 한강철교상의 모습이다. 나가 또 좋아허는게 마천루인지라, 한강을 건널때는 항상 롯데타워를 감상하기 위해 최선을 다헌다. 저 사진도 롯데타워의 새벽녘 모습을 잡아보고자 똥꼬쑈한 노오력으 산물인 것. 아쉽게도 롯데타워의 발기탱천한 모습은 잡지 못혔다만,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차창에 비친 흐리게 비친 서울의 새벽모습이 은근 분위기 있게 나온거 같아 올려봤다. 딱히 분위기 있어보이지 않아도 첫 사진이니 무족권 올렸긋지만.


서울역은 모든 여행의 첫 페이지다. 나중에 항공편 혹은 버스편으로 여행다닐때도 첫 사진은 이걸로 올리는, 컨셉플레이를 해 볼까 생각중이다. 나는 철덕이니깐.


여담인데 언제고 반드시 경의선 철도 여행기를 올릴 생각이다. 왜냐믄 최근에... 최근에... 경의선 승강장이 무려 서울역 구역사로 옮겼거든!!! 여행의 출발사진으로 서울역 구 역사를 찍을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컨셉찬 모습인 것이냐. 아! 너무 무섭다!!!


이 곳에 설 때면 언제나 가슴이 설렌다. 출발하는 느낌을 가장 잘 실감나게 하는 모습이라서.


나를 부산으로 델꼬 갈 무궁화호 1207열차의 모습. 앞에 써 있는 8206은 기관차의 일련번호이고 열차의 편성번호가 1207. 5시간 30분간 동고동락할 동반자이니 모습을 꼭 찍어주는 예의바른 철덕의 모습을 잊지 말자.


이 또한 좋아허는 앵글. 443킬로미터의 철길이 우리의 앞에 놓여있다. 내 앞에 펼쳐있는 여행길을 향해 나아가려는 설렘과 기대감이 한껏 담겨 있어 좋다. 좋은 게 노무 많아 탈이다...


당연히 이런 여행은 수십번, 아니 백번을 넘었을지도 모르게 혔는디, 그 때마다 이런 앵글을 보는데도 항상 찍어 남긴다. 정말 질리지가 않는다. 누구나 그렇게, 봐도바도 좋은 모습들을 하나쯤은 갖고 있을 듯도 헌디 나에게는 이 모습이 그 모습이다.


서울의 자랑 한강의 모습. 솔까 이게 강이냐? 해협이지? 중랑강 안양강부터 강이라고 불러도 충분허다. 용산구와 동작구 사이를 가르는 한 해협의 모습이다. 아마 실제로도 본주인 시모노세키와 구주인 고쿠라의 사이에는 간몬해협이 놓여있는데 이 간몬해협이 좁은 부분은 700미터도 안된다. 한강은 서울시내에도 1킬로미터가 넘는 곳도 즐비한 만큼, 해협급의 강인 것.


전철을 타고서든 승용차를 타고서든 한강은 뻔질나게들 넘어다닌다. 그러나, 열차를 타고 건너는 모습은 각별허다. 서울 시내에서 용무를 보기 위해 건너다니는 것과 달리 나는 붓싼을 넘어 일본에 가는 길이거든. 일상의 모습이 일탈의 모습으로 다르게 의미지워지는 순간. 그랴서 열차를 타고 서울시내를 달리는 순간의 감각을 또 좋아헌다.

I'm on a Train 이라고 씨부랄 탱탱부랄들아~


일상의 밑바닥인 출근길의 시민들 위에서 우월감을 자기과시 하며 만끽하고 있는 일탈의 정점인 여행길의 쌩잉여인생


이 외에도 63빌딩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사진이라등가 신도림역에서 쉬불거리며 통근전철을 기다리는 개돼지의 모습들을 찍은 사진들이 있는데, 말이 노무 많으니 작작허자... 토크를 제지당한 박찬호의 기분...





이 영상도 참 여러번 찍고 올리기도 여러번 올린거 같다. 이 블로그엔 처음이지만.
유튭페이지 설명에도 썼지만, 경부선 명학역에서 금정역 사이 구간에는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의 고가구간이 지나간다. 근데 이게 규모도 규모라 은가이 간지나지만 위치가 또 서울으 행정구역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된 젖절한 위치에 있는기라. 그랴서 난 이것을 서울으 관문이라 부른다. 이거 지나면 서울 떠난거고 이거 보이면 서울 다 온거. 한 때 진격으 거인이란 만화가 유우행 혔었는디, 대충 그 진격으 거인에 나오는 성벽들이 저만한 스케일일거라 생각허구 보믄 쫌금 더 실감이 난다.


이제 서울을 벗어난다.


자고로 경부선 여행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터닝이다. 이 드립을 기억하는 사람들 내 연배에는 꽤 있을게 드라마 유행어라서. 1994년에 서울의 달 이라는 드라마가 방영혔고 선풍적 인기를 끌었었는디, 여기에 김영배라는 배우가 춤가르쳐주는 제비로 나온다. 그가 극중에서 스텝을 가르치믄서 스텝을 연습하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스텝을 밟는다는 각오로 연습해야 합니다, 라고 말한 후 피교습자에게 하는 대사가 저거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터닝

그 장면을 본게 고딩때인데 와 저 드립 쩐당~ 하며 본 기억이 나는 듯도 허구 안 나는 듯도 허구


각설하고

한 스텝 밟고 대전에 도착혔다. 뜬금없지만, 저 아파트무리는 대전으 행정구역에 진입하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들이다. 윗 영상이 서울으 관문이라믄 저 아파트들은 대전으 등대라고나 할까. 아파트공화국이자 모든 도시가 아파트그라드인 근본없는 한국에, 순전히 경부선 땀시 생긴 근본없는 도시스러운 모습이 딱 상징스러워 찍어부았다. 대전분들껜 죄송허지만, 이 블로그는 악플블로그니 허허허~ 하며 양해를.


암 개혁은 서슴없이 혀야제. 옥천쯤인가 지날 때 본건데 굴뚝에 써 있는 구호가 뜬금없이 당당해서 투고


장강... 아니 금강은 흐른다... 경부선은 한국으 4대강중에 영산강을 빼고 한강 금강 낙동강을 지난다. 한강 건너믄 서울 떠나는 거고 낙동강 건너믄 붓싼 들어온거. 금강은 적절하게 가운데니까 투고


왜국에 가는데 어찌 이 곳으 사진을 올리지 않을 수 있으랴

왜인들 오시던 왜관역~ 오늘은 앙겔님 가신다~

이명박 정권 시절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 라는 노래가 극히 일부계층^^에서 유행혔는디, 그 노래 웹에 투고혔다가 국보법으로 잡혀가는거 아니냔 리플을 받은 적 있었다. 나는 쌩까고 그냥 잡아갈테면 잡아가라 국사범 한번 뒤야보자, 하고 배짱부렸고 안 잡혀갔지만. 설마 대명천지 문재인 정권세상에서 잡아가겄어? 홍낄낄


두 번째 스텝을 밟았다. 한 스텝만 더 밟으면 나도 이제 스텝 마스터


이 사진을 왜 올렸나면... 잘은 보이지 않지만 주황색 건물 오른편 그나마 가까이 보이는 건물이 밀양 세종병원이다. 1월 말에 큰 화재로 40명이 희생된 그 곳. 밀양역 바로 옆에 있기에 담아봤다. 여행가던 2월 2일은 그 직후라 사회적 충격이 컸던 때. 3월이 되고 보니 많이 잊혀졌구나... 희생자분들께 애도를, 부상자와 유가족 분들께 위로를...


삼랑진을 지나 양산으로 접어들면 이제 낙동강이 그 유장한 흐름을 마치고 남해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평평한 곳에서 넓찍하게 흐르는 지라 그 유유한 모습이 아름다워 참 좋아헌다.


잘 보이나? 화명역이다. 일찌기 수십회 붓싼을 드나들었지만, 나름대로 여행마인드를 갖고 붓싼을 드나든건 30이 넘어서였다. 내가 애가 좀 늦된지라...되긴 됐냐? 당시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경부선 열차를 타고 붓싼을 가는디, 이 화명역이란 곳이 인상깊었다. 경부선에서 경상남도으 마지막 역이 물금역(여기도 이름땜시 젛아함. 말물 금할금. 금지를 하덜 말어라, 라니 이 무슨 경상도 양산 시골에 68혁명스러운 역 이름이란 말인가. 힙하기 짝이 읎다)이고 붓싼에 들어서믄 첫 역이 이 화명역이다. 서울의 영등포와 비슷한 야쿠메인 구포역이 부산 북부에선 유명한지라, 붓싼에 들어서 그 구포역이 보이길 기대하고 있던 내개 난데없이 나타난 화명역은 문화컬처였다. 아 이게 붓싼 첫 역이구나.

그 뒤로 서울으 관문이 위의 영상이라믄 붓싼으 관문은 나에겐 화명역이 되었다. 비주얼 임팩트가 있는게 아니고 철저히 개인맥락적 임팩트라 누구에게 츄라이는 몬 하긋다만. 뜬금없이 사랑채 뒤야뿌린 화명동 사람들은 뭔 죄여.


말 나온김에 물금역 사진도. 당연히 안 찍었을리가 읎잖은가. 물금이란 명판 아래 화명행이 보일 것이다. 이 외에도 올리지 못하고 스킵한 사진이 여기까지만 수십장... 진짜 5천장 다 올릴라믄 대하소설써도 모자랄 거같다...


부산이 왜 부산이냐면 산이라 부산이다. 진짜 산 많은 동네다. 그게 도시에 불편함과 기능상으 제약을 많이 준다만, 그기 부여하는 입체성이 도시으 면모를 다채롭게 헌다. 살기엔 안 좋지만 구경하기엔 좋달까나. 원래 여행은 대상화다. 남의 일상에 여행이랍시고 쳐 들어가는 일탈이니까. 시선강간도 이런 시선강간이 따로 있을까.

사진상으 모습은 동서대학교 인근으 모습이다. 동서대 분들 추천 좀...


드디어 도착했다 붓싼!


나를 데려오느라 수고하신 8206기관차에게 감사


경부선으 진짜 선로끝은 저 어드메다. 육안으로 보믄 쫌금 더 가까워보이는디, 사진으로 보믄 멀어보이드라.

원래 일제가 경부선을 놓을때는 쩌 너머으 구 부산여객터미널 위치 근처의 부산잔교역이란 곳부터 놓여 있었다. 그 당시 관부연락선은 진짜 관부연락선이라 연락선에 열차와 화차를 아예 싣고 현해탄을 건넜던지라, 부두에서 열차를 내려놓을 필요가 있었거등. 해방후까지도 있었던걸로 아는디, 50년대에 붓싼역 대화재 이후 부산잔교역이고 당시 붓싼역이고 다 타버려서 지금 위치로 옮겨왔다고 헌다.


부산역에 왔으면 역명판을 찍어야지.


붓싼에 도착한 것은 열차가 지연을 음청 먹어서 대략 1시 50분경. 선편 수속은 5시부터다.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은 일부러 그런 것. 배타러 붓싼에 가는데 곱게 배만타고 갈 수 있나. 붓싼구경도 혀야제잉~


일본으로 떠날때도 서울로 돌아갈때도 붓싼에선 시간을 넉넉히 잡었다. 원래는 동행이 있었으니, 동행에게 붓싼의 공포를 알려줄라고 ㅎㅎ 근데 혼자가 되어버린 나이니 공포는 혼자 느낄 수 밖에. 가는 길에는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매축지마을이란 곳을 가기로 혔다. 글구 붓싼에 갔으믄 밀면을 먹어야 허니, 매축지 마을 근처 명소를 찾아봤는디 조방밀면이란 곳이 이름이 있더라. 그려서 매축지 마을 보고 조방밀면 먹고 여객터미널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서울에 돌아갈 때는 아무 계획도 안 세웠다. 그냥 생각없이 정처없이 떠돌아 볼라구.


영도의 모습


북항대교(지금은 부산항대교라 불리는 거 같던디, 남항대교 북항대교란 이름이 더 좋으니 그냥 북항대교라고 부를거당)와 너머로 보이는 감만부두와 그 너머로 보이는 이기대. 앞이 휑한데, 여기는 원래 붓싼항 1~3부두가 있던 곳이다. 그 부두들을 진해쪽으 부산신항으로 다 옮기고 여기는 재개발하여 신시가지로 재조성헌다고 헌다. 조성사업이 끝나믄 또 구경하러 놀러 와야긋제잉


보... 보인다... 관부연락선...! 관부연락선은 부관훼리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한국국적으 성희호와 관부페리사가 운영하는 일본국적으 하마유호가 공동으로 교차운항을 헌다. 이왕 내지에 가는거니까, 가는 길에는 한국배보다는 일본배에 걸리길 바랬는데, 다행히 출국길에는 하마유호를 타고 가게 뒤얐다. 랔키~~


붓싼에 간 타관 사람들은 물론이고 붓싼사람들도 적잖게는 이 모습을 아직 못 본 분들이 있을게다. 붓싼역전은 번화한 곳이라 많이들 봤지만. 바로 붓싼역 뒷역의 모습임. 지금은 방금 찍은 관부연락선이 닿아있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정도 말곤 암것도 없어서 사람이 오갈일이 읎는지라. 곧 재개발이 완료되믄 여기도 많이들 드나들것제잉.


붓싼항국제여객터미널으 모습. 이 건물... 정말크다. 현재로선 사용하는 사람도 뻔헌디 건물은 딥따 크게 지어놨다. 나중을 생각하믄 미리 크게 지어놓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만... 다 찰 일이 있을지는 쫌금...


더 가까이에서 본 하마유호으 모습. 난중에 탈 때 전체모습을 더 제대로 찍어야징~ 혔는디, 탈 때는 전체모습을 찍을 틈이 없더라. 그려서 이 모습이 제일 제대로 찍은 전체모습이 뒤얐다.


바로 옆 4부두에 대어져 있는 배들으 모습. 범강3호가 인상적이다. 장비는 극태범강에 당하면 꼼짝도 못해. 3호까지 있으니 장비가 셋이라도 남아나질 않는다.


이 드립 치고 싶어서 찍어왔다...

한국경제를 상징하는 물건을 하나 고르라믄 다 제껴놓고 이걸 고르면 되지 않을까. 약진하는 한국 GDP의 첨병인 랜덤박스 되시겠다.


이런 자투리부지에 지어진 허름한 건물 좋아한다. 아기자기한 느낌이랄까나. 일본의 집들 사진도 징그럽게 많이 보고 찍어왔는데, 거기 집들도 아기자기하고 이쁘다. 다만 일본 집들은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는데 비해, 붓싼을 비롯한 한국의 정비되지 않은 시가지의 집들은 결코 깨끗... 솔까 지저분하다해도 되겠지. 근데, 난 그게 좋다. 뭔가 도시가 그 강렬하다 못해 과격하게 넘쳐흐르는 생명력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하는 거 같거든. 아키라에서 마지막에 테츠오가 폭주하면서 삐져나오는 살덩어리처럼 말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저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실례되는 무례한 말이다. 결국 저런 집들은 하층민들이 어렵게 사는 곳인지라... 나는 이걸 가난 뽀르노라고 부른다. 다만 이 역시... 기나긴 서설들에서 이야기한 배덕의 변증법의 범주에서 참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감흥을 유발은 허는디, 그게 대상들에게, 위에 말한 대상화가 되어버리는지라...


그러나, 곧 갈 매축지 마을의 사례에서도 보이는데, 이걸 보고 감흥을 느끼는 사람이 나만은 아닌게 분명하다. 매축지 마을은 말 그대로 "빈민촌" 인데, 그 곳을 추억의 마을로 관광지화 한 곳이거등. 사실 그렇잖은가. 한국은 30년전정도까지만 해도 이런 집들이 대부분이었고, 지금 좀 번듯해졌다고 아까 올린 사진같은 아파트들을, 이걸 다 밀어내고 그 자리에 짓은 나라이다. 그래서 근본이 없다는 거다. 문제는 이런 허름하고 가난한, 아픈 모습들이 과거의 모습이고 근본이라고 마냥 남겨둘 수는 없다는 것, 여기서 모순이 생기는 거랄까나. 개인적으로는 생활보조 잘 해주고 내부시설 리모델링을 잘 해주되 건물 모습은 보존하기를 바라지만 시간과 예산, 그리고 사는 사람들의 인식이 그게 쉽게 받쳐주겠는가... 깔끔하게 헐고 아파트 짓는게 가장 경제적인 타협책인지라... 물론 그 와중에 소유자가 아닌 세입자들의 처지는 더더욱 한심한 그 처지가 한 두번이 아니게 되어버리지만 말이다.


이것도 따로 글을 써야할 일인데, 말 나온김에 간만 보는 정도로 올려둔다. 워낙 델리킷한 주제인지라.


이건 공장블록에 대충 만들어놓은 배수로 같지만 이름이 있는 가와이다. 것도 이름이 무려 부산천

삭막하고 황량한 풍경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내 변태적 감수성을 한 폭에 담아내는 그림이라 올려놨다. 멀리 보이는 붓싼으 마을들도 매룍뽀인뜨


가난뽀르노라는 딜레마는 잊고 정겨움과 호젓함 아름다움에 취해보기로 하자. 퍽이나 맘에 드는 모습들이다. 특히 저 은하탕 뭐여... 소시적 아빠 손잡고 때밀면 아프니까 비누칠만 하면 안돼? 하다가 혼나든 그 목욕탕의 이데아 그대로이다.

붓싼답게 밀면집 사진도 한방. 조방밀면을 갈거라 못가서 죄송해용


이 곳들 정도로도 가난뽀르노란 말 듣기 충분헌데 매축지 마을은 더하다. 잠시후 공개됩니다.


님이 무엇입니까? 언제나 그리운 이름입니다. 님은 바로 철길건널목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부우운!!!


서울 시내에는 서소문건널목이 건널목의 이데아를 잘 보여주는 모습으로 남아있다. 다음에 또 가서 열차 구경해야징


매축지마을 입구다. 윗윗 사진에 '더하다' 라는 말의 의미를 느끼시겠는가?

물론 이건 진짜 일제시대에 마을이 조성되던 무렵의 버려진 건물을 보존... 이라기 좀 민망하지만 하여튼 보존하여 안내표지시설화한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 집은 이보다는 낫긴 허다.


이래뵈도 마을문화재 3호이다. 세월은 그 자체로 무게인 것


마을지도


구구하게 설명이 필요할까. 이런 마을이다. 많은 토인들이 살고 있다. 100년전에도 지금에도


한국에 얼마남지 않은 전통적 신비주의의 흔적.


매축지마을이라고 하늘이 높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골목이다. 노무 골목스러워서 골목이란 말 말고 뭐가 더 필요할까 싶다.


이렇게 탑처럼 솟아있는 다락방같은 구조의 부옥은 어렸을 때부터으 로망이다. 정녕 인간은 하늘에 닿고 싶은것인가.그런걸 다락방을 통해 느끼는 것은 네 놈뿐일게다.


유명한 타워팰리스와 구룡마을 사진과 구도가 비슷해보여서 찍었다. 아파트가 없었더라도 마을의 중심4거리 모습은 잘 보여줄 사진 같긴 허다만.


이왕 낡은 마을인거 성진전기 말고 성진전파사였다면 더 분위기 살았을건디.


첫 사진으 건물은 마을들머리라 마을문화재도 뒤얐는디, 이건 마을 한 가운데라 그냥 재난위험시설 경고만 붙고 말아부렀다. 마, 건축양식상으 특이점도 없어보이긴 헌다만... 수십년뒤엔 이런 양식으 건물도 그만큼 얹어진 세월의 무게가 문화재로 만들어줄지도 모르제.


아까의 입춘대길 건양다경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한국 신비주의의 잔영.

붓싼을 비롯한 영남권은 한국에서 불교으 세가 가장 강한 지역중 하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신비주으으 담지자는 종교이니... 물론 신으 자손이 만세일계로 2천6백년을 다스려온 내지에 비할바는 아니다. 사실 일본이 바로 그 21세기 사이버펑크의 중심에 서 있는 나라주제에 애니미즘에서 별로 벗어나지도 못한 신토같은 것을 신봉하고 신앙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고, 나는 그걸 매력으로 느낀다는 거긴 허다만. 신비주의라는 방식 자체는 농담거리로 조차도 치부 안한다. 그러나, 그것은 삶의 모습이었고 삶으로서 수천년간 이어져 온 것. 흙벽 대충 바른 건물도 1백년이면 문화재가 되는데 수천년간 살아온 삶의 양식이 그런 감흥을 유발하지 않을리는 없는 것이다.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니 만물상 비슷한 곳이 있더라. 매축지마을을 대표하는 공방이랄까나? 소박함의 이데아 그 자체. 마을의 중심지 역할도 허는지 안내판두 서 있구,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는지 하라보지 할모니들 앉아 담소나누는 으자도 있었다. 이 쯤이면 마을으 정겨움을 대표하는 모습이지 싶구 가난뽀르노라는 죄책감 덜 느끼고 찍어올려도 될 거 같은 모습아닐까 시프요.


매축지마을 여행은 여기까지다. 초라함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그대, 실로 무용의 용을 터득한 자일 것인저.


...


조방밀면... 잊지 않겠다... 어차피 붓싼은 밀면으 왕국인지라, 인근으 다른 밀면집 가서 먹었고 국수요리란건 원래 구두끈으로 만들어도 맛있게 마련인지라 잘 먹었다. 그랴도 명소는 명소라 명소인건디... 난중에 또 가보지 모.


야마구치 여행기라고 써 놓고 붓싼 구경만 시켜서 미안허다... 그랴도 붓싼도 매룍있는 도시당께요.


사실 매축지마을 구경하고 일본으로 떠나서 일본으 마을을 구경하면서는, 아 한국 마을은 개뿔도 아니구나... 라고 생각혔는디... 다시 붓싼에 돌아와 붓싼으 마을들 보니 그랴도 붓싼도 볼만허구나, 하는 생각을 혔다. 아무래도 그 순간 느끼는 감정에 충실한 1차원 단세포 짐승적 인간인지라 ㅎㅎ그랴도 미투 당할 짓은 안한다.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겠지 물론 이 투고에서 보여드린 모습은 가치판단 문제도 있고 뭣보다 호불호가 갈리는... 솔직히 말해 나말고 이런 모습 좋아헐 사람이 을매나 될지 좀 으심스럽긴 하다. 그러나, 이게 우리으 과거다, 라고 생각하믄 의미가, 의미가 느껴졌다면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헌다.


사라져가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Posted by 앙겔루스노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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