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0. 02:31 訃告

진현기와 박원순

이젠 그제가 되어버린 8일에 진현기 - 진워렌버핏이 죽더니 오늘은 박원순이 죽었다. 발견이 오늘인거고 사망은 9일에 했을테니, 하루차이로 사회에 서로 다른 형태와, 형태의 다름과는 비교가 안되는 압도적인 차이로 다른 크기의 명성을 가졌던 두 사람의 죽음이 이어졌다.

 

박원순이야 워낙 유명인사니 그의 죽음에 대해 설명 안해도 다들 잘 알겠지만 진현기는 아는 사람만 아는 사람이니...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namu.wiki/w/%EC%A7%84%EC%9B%8C%EB%A0%8C%EB%B2%84%ED%95%8F%20%EC%9E%90%EC%82%B4%20%EC%82%AC%EA%B1%B4

 

진워렌버핏 자살 사건 - 나무위키

그와 살아생전 친분이 있었던 로봉순이 자신의 유튜브에서 고인의 장례식장을 공개했다. 가족들이 상주를 할 수 없어서 로봉순이 진워렌버핏 장례식의 상주 역할을 해줬다.[5] 게다가 진워렌버�

namu.wiki

여기를 참고

 

박원순은 워낙 유명하고 인지도도 있는 사람이고, 그 죽음에 대해서는 앞으로 한동안은 수 많은 이야기와 논란들이 오고갈테고, 일단 나 자신 지금 그냥 멍 한지라 뭐라 말을 못하겠기도 하니 굳이 말할 것은 없는 거 같다. 진현기의 죽음도 그 바닥 - 인터넷 방송 바닥에서는 이미 한참 시끄럽고 뒤에 남은 원한도 깊은지라, 사건 자체로 보면 오히려 더 오래갈 일이다. 박원순의 경우는 가해자(일 것이 매우 유력한 사람)가 죽은 것이지만 진현기의 경우는 피해자가 죽었고 가해자는 뻔뻔하게 발뺌하고 있는지라.

 

사실 지난 이틀동안 진현기의 죽음 때문에 꽤 우울했다. 따지고 보면 박원순이 지금 죽었지만, 나란 작자가 처한 꼬라지로 보자면 박원순의 업적과 명성에는 감히 비할바가 못되고 이 사회의 놈팽이 쓰레기라는 점에서 오히려 진현기가 나하고 비교가 될 처지니까. 아니, 쓰레기 짓이기라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뭐라도 했다는 점에서는 나는 진현기하고도 비할바가 못되긴 하겠다만, 그랴도 박원순보다는 좀 더 이입이 된달까나, 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지. 사실 진현기와 나는 다른 점이 상당히 많다.

 

나가 진현기보다 나은 점이라믄 나는 적어도 도덕적으로 공개적인 문제가 될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다. 마 클리어하게 살아온 것 만은 아니긴 하다만. 학식이나 사고력도 내 쪽이 훨씬 높다. 정신적으로도 크게 안정되어 있고. 내 노력의 성과는 아니지만, 알량한 재산도 물려받아 갖고 있고 사실 놈팽이짓도 그걸로 하고 있는거지. 세입자들의 노력의 산물을 아무것도 안하는 주제에 빨아먹는 놈팽이짓. 그래도 이건 불법도 편법도 아니고 윤리적으로도 바람직하진 않지만 일단 현 사회에서는 비난받을 일은 아니니 나은점이라고 치자.

 

그런데, 만약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동생가족이 유고라도 당한다고 할 경우 내가 죽는다면 내 장례식을 치뤄줄 사람이 있나? 지인이 없는건 아니지만, 진짜로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의 지인밖에 남지 않았는데, 물론 그 양반들이 애도를 해 줄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장례식까지 치뤄주겠느냐 하면... 음... 지인들이 이 블로그에 오는데, 나 죽으면 장례식 좀 치뤄달라는 말로 보이겠군.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지인님들. 박원순은 갔지만 서울시에서 무연고 사망자 가는 길 잘 배웅해주니 서울시가 해 줄거에요. 여러분들은 애도만 해 주시길. 물론 생물학적으로 내가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지만 ㅋㅋㅋ

나는 오늘 날이 밝으면 진현기의 빈소에 갈 것이다. 장소는 성남의 성모장례식장이라고 한다. 8일날 작고했지만, 일단 3일장이 관행이니 오늘까지 하겠지? 사실 9일에 가려고 했는데, 아침에 똥차가 와서 정화조 치우느라 잠을 설쳤고, 운동가는 날이기도 한지라 뭔가 결단이 안 서서... 이틀동안 우울해하면서 진현기의 죽음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해서 그런지, 우울함이 오늘 오후부터는 가시기도 한지라, 가야지... 싶은데 가야하나? 싶기도 했다. 박원순 때문에 저물어가던 우울함이 다시 몰려와서 가기로 마음먹긴 했지만. 그 장례식은 로봉순이라는, 진현기 생전의 지인이 차려준 것이라고 한다. 가족이 워낙 형편이 어렵고 진현기 본인이 80년생 41세인지라 부모님의 연세도 상당한 고령일 것인지라 그럴 여력이 없어서 장례식 없이 끝내려는 것을 그의 지인들이 챙겨준 것이라고 한다. 로봉순 외에 부천에서 그를 아들처럼 돌봐주던 체육용품점 사장님도 분향소를 가게에 차렸다고도 한다.

하여튼 진현기보다 내가 못한점은 결국 사람과 어울리는 능력이다. 그의 온갖 파행과 수감으로 인한 3년여간의 공백에도 그는 최근에도 지인들을 졸라 벌금 3백만원을 모아낼 정도로 하여튼 주위사람들의 돌봄을 받았다. 위에 말한 부천의 체육용품점 사장님은 어떻게든 멀쩡한 생활을 시켜보겠다고 채용해서 일도 시켜줬다. 진현기 본인의 불성실함으로 얼마 못갔지만. 요즘... 뿐 아니라 사실은 내가 사람과 관계하기 시작한 근 40년전부터 생각하는거지만, 결국 사람은 어울려야 사람사이 - 인간이다. 어울리지 못하는 건 인간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는 지식과 윤리를 갖춘 고깃덩어리일 뿐이고, 진현기는 지식과 윤리는 없지만 인간이다. 민폐를 안 끼치지만 난 인간이 아니고 민폐덩어리지만 진현기는 인간이다. 아니 이었다.

 

장단점을 더하고 빼보니 어째 진현기와 나는 인간 유형론으로 보자면 겹치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거 같다. 정말로 극과 극인 인간이랄까나. 그런데, 왜 나는 진현기에 이입하는 것일까. 일단은 내 인생이 막장이고 그의 인생도 막장이니 막장인생으로서의 동질감 같은게 분명히 있다. 둘 다 이 사회의 존재로서 모종의 한계에 맞닥뜨려 있는데, 나는 별 다른 대응없이 서서히 침몰해가는 존재이고, 진현기는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 이대로 죽을순 읎따!!! 라믄서 발악을 하는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것 만으로 동질감을 느낄수는 없는데... 사실 동질감이라기보다는 동정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거 같은데, 결론부터 말하자믄 진현기는 가해자형 인간이 아니다. 피해자형 인간이지. 애초에 죽음 자체가 유영기에게 미필적 고의에 가까운 살해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고... 무엇보다 그 전의 그의 막장인생의 모습들도 상당부분은 사회적 약자로서 구걸이나 호소에 가까운 면이 크다. 인방러들이 뭐 안 그런 사람이 있나 싶긴 하겠다만 철구니 밴쯔니 하는 인간들하고 비교하면 그건 분명하지 싶다. 일단 심리적으로 그는 자기가 취약하다는 것을 강하게 인지하고 그에 대해 과도한 방어기제를 행사한 사람에 가깝다. 킹무갓키의 그에 대한 서술에서는 그는 약강강약이라고 하는데, 물론 그가 더 큰 사회적 지위를 가졌다면 어쨌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처음 뜨는 것부터 남을 망가뜨리는 게 아니라, 자기를 망가뜨리면서 떴고 그 뒤에 저지른 성범죄들도, 강간등의 능동형보다는 노출이나 음행사진 보여주기등 수동형인게 많다. 당연히 수동형이니 죄가 덜하다는 게 아니고(뭐 형량면에서 강간이 노출보다는 높으니 덜한 것도 맞긴 하다만), 정확히는 덜어지는 게 아니다 라고 할까. 하튼 덜어지는 게 아니지만 행태상으로 수동형 방어형 인간이며 그로 인해 피해자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라는 점이 내가 그에 대해 갖는 생각이며, 그런 점 때문에 흔하디 흔한 말인

 

"그도 결국 피해자"

 

라는 생각을 그에 대해 갖게 된 면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도 결국 피해자, 라는 표현에 가장 적합한 인간이 진현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할 수 있고. 그 정점을 찍은게 사실상 살해당한 그의 최후라는 점이 더더욱 가슴을 아프게 했다고 하면 대충 말이 되는 거 같다. 워낙 쓰레기로 이름 높은 인간이다보니 동정하는 이유 설명하기도 참 힘드네 거. 간단히 말해 가해자인 유영기 - 유신은 사회가 따뜻해져도 아마 형편없는 삶을 살 것이다. 그러나 진현기는 아마 사회가 좀 더 따듯했다면, 그렇게 막장의 삶을 살지 않아도 되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물론 주위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든 갱생시켜 보려 했지만, 그걸 내팽개친 게 사실이긴 하다만, 그를 갱생시켜 보려는 사람들은 그의 방송을 통해 그를 접한 사람들이고, 그런 방송을 시작한 시점에서  진현기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있었던 것이다.

 

사실 내가 참 불만이 많은 영화가 드주나 센세의 말씀마따나 와킨 피닉스가 주연한 영화 조커인데, 많은 사람들은 그 조커를 보고 동정을 한다. 영화가 잘 만들어진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 게, 조커란 캐릭터의 악도 잘 느껴지게 만들었으면서, 그 조커를 수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동정할 수 있게 만들어지기도 했다는 점이지 싶다. 물론 영화는 보지 않았다만.

그래서 내가 치는 드립이 비슷한 시기에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이다. 지인들과 이야기할 때는 난 그 영화를 야유의 의미를 한껏 담아 안인득이라고 부른다. 조귀를 호평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입체적이고 "현실적" 인 캐릭터라고들 하는데... 현실에서 그런 사람은 남을 해치면 안인득, 남을 안(덜) 해치면 진현기일 뿐이다. 현실에 윤리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마음껏 동정만 할 수 있는 그럴싸한 피해자 같은 건 없다.

 

 

진짜 현실주의자인 하ㅈ... 아니 구고신 선생 말마따나.

막장이라는 개념도 뭐랄까...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여겨지지만 현실로 존재하는 것을 끄집어내서 어떻게든 드러내서 그걸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난 내 스스로 막장이라고 하니, 나를 욕하지마, 라고 하는 방어기제라는 면이 있달까나, 그렇게 본다. 상처받아 있지만 상처받기는 싫으니까. 이러한 막장론에 대해서는 역시 언젠가 따로 글을 쓰겠다고 10년전부터 생각중이다. 10년뒤에도 생각중이기만 하겠지. 진현기는 그런 상처받은 영혼들 중에서... 이런 표현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선" 을 넘지 않은 어떤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 선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구구하게 지금까지 글을 써 온건데, 여전히 부족하고 여전히 옹색하다고 생각하긴 한다만... 그래도 굳이 우호적으로 봐 주자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는 느낌이 오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인간을 크게 남을 해치는(면이 큰) 인간과 남을 해치지 않는(면이 큰) 인간으로 보는 관점이 강한 나로서는 그런 부분이 진현기에게서 묘하게 안스럽게 느껴진 부분이었고 그래서 나는 그의 비참한 최후가 안타까워 견디기가 힘든 것이다.

 

어째 제목은 낚시가 되어버렸다. 박원순의 죽음이 진현기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다시 불러일으켜 글을 쓰게 된 동기로 작용한 것은 맞긴 하다만, 박원순에 대한 이야기는 없으니. 박원순은 워낙 어처구니 없는 일이 되어놔서 뭐라고 말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아마 말 안하고 한동안 피지랄... 아니 피지알은 스포츠 연예게시판만 갈 듯. 하긴 뭐 지금도 거의 그런다만...

진현기는 큰 부와 화려한 명성을 원했다. 저승이란 게 있다고 생각은 않는다만, 진현기가 저승을 믿었다면 저승에서 그런 존재가 되길 바란다.

 

이 것이 진현기의 안타까운 죽음에 바치는 나의 조문이다.

Posted by 앙겔루스노부스

2부 시작한다.



강을 건너와서도 밀림이다. 서울에서도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이다보니 그냥 보행자는 포기혔는디, 그러다보니 형식적으로 갖춰놓은 보행시설은 대~자연의 나와바리가 되었달까나. 인간이 아무리 베어내도 끊임없이 자라나는 자연의 생명력 어쩌구 하는 이야기를 간혹 듣곤 하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저렇게 무시무시하게 파고 들어오는 자연에 맞서 이런 구조물을 유지하는 인간도 대단한 거 아닌가 싶다.



윗 사진과 같은 길을 한참 걸어가고서야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는 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중간에 찍은 사진이야 있지만 딱히 올릴만헌게 못 뒤야서 전체 구간의 10분의 1 정도는 스킵.



서울의 또 하나의 아름다운 내 중 하나인 홍제천. 나가 다녀본 서울의 개울중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곳이랄 수 있다. 다만 이 홍제천은 서울 변두리에서도 안산 인왕산 북악산으로 도심과 살짝 격리되어 있어 덜 개발이 된 한편으로 그 산들만 건너면 바로 서울 도심인 배후외곽인지라, 간선교통망을 깔기 굉장히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고, 그 결과로 짤에서 볼 수 있듯이 내부순환로가 거대한 고가도로로 그 위를 가로지른다. 자연경관을 즐기는 관점에선 실로 안타까운... 뭐 소소한 뽀나쓰로 그늘이 지어져서 햇볕이 따가운 날 산보하기엔 더 좋아졌달 수도 있다만...



다 사람 편하자고 하는 짓이지 VS 그래도 사람답게 살아야지

니들이 뭐라하든 고가도로는 놓여부렀고 태양빛은 그 위에 작렬허고 하늘은 아름답다



마포구 대본영의 모습이다. 원랜 어딨었는지 몰겄는디 하튼 지금은 여기에. 쫌금 검색혀봤는디 검색력이 구려서 못 찾었다.



그 바로 옆에는 세계배 경기장이 있다. 이제 거으 다 왔다



위에 홍제천이 나가 다녀본 서울개울중엔 젤루 옢흐다고 혔는디, 세계배 경기장 진입전에 이런 개울이 있는게 아닌가. 말 그대로 녹색 풀밭 가운데를 오솔길마냥 개울한줄기가 지나고 있는게 탐스럽고 예쁘기 짝이 없다. 진짜 자연하천 같은 느낌. 집에 와서 찾아보니 불광천이라고 허는디... 나중에 여기도 한번 가 봐야 쓰것다.



경기장도 거대구조물 덕후 입장에선 어느정도는 매룍쪽인 것. 나가 제일 인상깊게 본 경기장은 실제의 경기장이 아니라, 나 소시적에 티비에서 방영했던 일본애니 메칸더 V의 대본영이었던 킹 다이아몬드이다. 폐허가 된 도시에 야구장이 알고보니 메칸더 V의 비밀기지라는 설정인디, 메칸더 V가 출동할 때 출격용으로 변신하는 씬이 진짜 개포풍간지. 솔까 메칸더 V보다 킹 다이아몬드가 더 멋졌음. 악당인 콩키스타 군단한테 발각되어 파괴당한 다음에는 이동식 비밀기지로 바뀌는 데 이것도 포풍간지. 그 때의 설레임이 지금도 아련허다. 물론 어린 마음에도, 주변 시가지는 다 뽀개졌는디, 야구장 혼자 멀쩡하면 그걸 콩키스타 군단이 눈치 못채나? 하는 의아함은 들었었구... 그런 의아함이 소시적 아동물 볼 때마다 새록새록 들었으며 그런 의아함들이 임계점을 돌파하면서 사춘기가 온 것일테지. 비단 나만 그런건 아닐거 같은디, 다른 사람하고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안 혀 봐서.


잡설이 많은건 상암경기장 자체엔 거으 매력을 느끼지 못혀서. 다만 생각거리는 되었으니 이것이 거대구조물으 존재감!


이러거나 저러거나 경기장 북측을 돌면 드디어 목적지다.



가을은 여기저기에 찾아와 있다. 나무그늘아래 홀로 앉아있는 노인은 예전같으면 인생의 황혼이었긋지만, 이제 평균수명이 늘어나서 저 정도믄 인생의 늦가을 정도는 될 덧. 가을과 가을. 나도 미래엔 저렇게 쓸쓸해질까이미 충분히 쓸쓸한 거 같은데



보이시는가 땅크가


문화비축기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주말을 맞이하여 적잖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근데 집에와서 보니 이태원에서 세계 음식축제도 열렸더라. 장소로 보나 주제로 보나 유명세로 보나 그 쪽이 사람은 더 많았을 거 같다. 그럼에도 여기 온 모든 힙스터들에게 찬사를. 히릿~




근데 뜬금없이 진입로에 이런 믓진 건물이 있었다. 유류비축기지이던 시절의 입구쪽 초소격인 건물이지 싶은디... 이 뜬금없는 세련됨은 뭐지? 미술관이나 박물관 건물이라 해도 믿을 만한 멋짐이다. 하도 세련되어서 여기 재개장하면서 새로 지은 건물인가 생각도 혀 봤지만, 건물이 세월의 때를 적잖이 뒤집어 쓴게, 뭘로 봐도 박원순이 아니라 박정희가 만든 건물로 밖엔 안 보인다. 건물의 세련됨 자체도 맘에 들었지만, 그 뜬금없음 맥락없음이 더더욱이나 인상적인 건물이었다. 커뮤니티 센터라고 되어 있었는데, 안에는 화장실하고 사무실 몇개가 다 였던 거 같음. 모르지 나중에 민토같은 대화 행사방으로 쓸지도. 멋있어서 그렇게 개방된다믄 함 사용해보고 싶다.




드디어 유류비축기지다운 건물이 나온다. T - 6 호라고 불리우는 것 같더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탱크의 면모오~~~


쟌넨!

이 건물은 이번에 새로 지은 건물이다. 원래 이 곳에는 5개의 대형탱크가 있었고, 그것들은 전략기밀시설이었으며  이게 지어지던 무렵에 북이 저지른 판문점 도끼사건에, 동아시아에서 미군철수, 중미 수교등으로 위협을 느끼고 있던 시점에서 폭탄 한방이면 인근을 불바다로 만들고도 남을 유류탱크를 저렇게 휑뎅그레 허니 공터에 놓을리가 없다...


라는 걸 다른 탱크들을 보고 알았다. T - 1 부터 T - 5 까지 원래 박정희 시대에 지어진 탱크들은 산의 사면을 깎아내어 움푹 들어가게 한 다음, 탱크를 짓고 그 주위를 다시 공구리로 둘러쳐서 간단히 파괴할 수 없도록 만들어놨다.

다만 이 땅크라고 완전 뜬금없는 것은 아닌 게, 5개의 탱크중 3개는 원형을 일정부분 보존하고 1호와 2호 땅크를 해체혔는디, 거기서 나온 철판으로 외부를 만든 것이다. 위치상 저기가 시설의 가운데라 본관격으로 저렇게 짓은 셈


T- 6 이 문화비축기지의 중심을 지키고 있어요~


박근혜 정권으 몇 안되는 업적중 하나일 푸드트럭들. 저런 업태가 이 전에 없던 것은 아니지만, 박근혜으 창조경제가 청년창업으 모델이라고 츄라이 츄라이 했던 대표적인 업태라할 수 있응께 업적이라고 혀 주자. 안 그러면 업적이 노무 없잖아.없는 거 맞지만


저기서 점심삼아 양꼬치 닭꼬치 삼겹살꼬치 꼬치 3종의 신기를 먹었다. 맛은... 음... 당연히 가성비도... 음...



6호땅크 앞에 왔다. 글구보니 2차대전 독일군 주력전차가 대충 6호까지 나왔다고 볼 수 있는디(마우스는 없는걸로...) 그럼 이 놈을 티이거라고 불러야 할까. 원래는 물 등의 액체탱크에서 따온게 전차의 탱크라는 표현이지만, 이제는 역으로 이 탱크들을 전차라고 불러주기로 하자. 사진으로 잘 느껴질 지 모르것는디 볼륨감이 상당하다. 아예 이 문화비축기지으 비축 땅크들 자체의 핵심은 공간감이라는 느낌이다. 저것보다 큰 건물들은 많지만, 그 안이 휑뎅그레 허니 비어서 뜨악스럽게 느껴지는 그 공간감은 이 곳의 매력이다. 진짜 공간감은 안으로 들어가 봐야 알 수 있으니 같이 안으로 들어가 보도록 허자.



장사는 유동인구인지라, 유동인구가 많은 여기 1층은 까페다. 꼬치들을 먹고 양이 부족혔던지라 주전부리를 파나 봤더니 케키 밖에 없어서 관두고 지나쳤다.



이런 계단을 오르고 내려서 안쪽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이런 느낌이다. 공간감이 느껴지시는가? 사진을 두장씩 묶어 놓은 것은 같은 구도에서 사람이 있는 구도와 없는 구도를 나란히 놓으려는 으도에서 묶어놓았다. 사람의 크기와 비교해보는 쪽이 더 느낌이 잘 올텡게. 몰론, 이거야 이미 말혔듯이 나중에 만든 건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기지가 갖는 성격을 집약적으로 잘 보여주게 만든 공간이 아니라 할 수 없을 거 같은 느낌이다. 지난 추석때 처음 들어와보고 살짝 압도감을 느꼈던 공간이다.



이런 출입구가 또 보인다. 들어가본다.







방금 실내에서 끼고 돌아온 원통구조물 안은 텅 빈채 옥상이라긴 애매한 중정(中庭)이라기엔 뭔가 삭막한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고 거기서는 위가 뻥 뚫려 있어 하늘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아 뭐라고 표현해야하지. 내가 이런 느낌을 표현할 줄 알았다면 작가헸을지도. 이 공간이 정말 너무 좋았다.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트로 둘러쳐진 둥그런 벽은 압박감이 느껴질 정도로 나를 윽박질러 온다. 그러나 살짝 고개를 들면 뻥 뚫린 위로 하늘이 고스란히 펼쳐져 있다. 마치 나를 옥죄어 오던 회색의 압박감이 그대로 위로 솟아올라 푸르게 채색되어버린다고나 할까. 이 압박감과 해방감이 엇갈려지나가는 느낌이 뭐라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감상을 들게 혔다.



이런 회전계단도 노무 좋지 않냐. 현실에선 딱히 볼 일도 없는데 이상하게 영화나 애니에선 많이 보는 그런 공간. 현실에서의 일탈의 느낌 그 자체랄까나. 게다가 뱅글뱅글 돌아가는 형태 자체도 초현실적인 느낌이라 참 좋아한다. 안타깝게도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 밑에 내려가보진 못혔다.



갓직히 나가 만든거 같진 않다만 하여튼 그렇다고 합니다.


티이거 땅크 뒷쪽으로 나와봤다. 왼쪽에 보이는 게 1호전차, 오른쪽에 보이는 게 2호전차



딱 봐도 심상찮아 보이는 구조물이 보이는 2호전차 쪽으로 다가가 본다.



육중한 방호시설들이다. 정확한 용도야 도슨트라도 있어 설명을 들어야 알긋지만 하여튼 거대구조물의 위압감을 잘 살려준다는 것은 설명 안 들어도 알 긋다.



이런 모습에서 바위산을 깨고 들어가 만든 구조물이란 것이 잘 드러난다. 박정희... 꼼꼼한 새끼...


넋을 잃고 구경하다가 통로가 나온다. 들어가주자.



공간감각의 충격 두 번째. 하 씨바 그냥 말이 안 나온다. 물론 이 뒤에 한번 더 충격이 오긴 허는디, 예술적 미적 아름다움에서나 공간의 감각에서나 이 곳, 2호 탱크를 부분 철거하고 만든 이 공연장이 최고인 것 같다. 진짜 아름답다. 사진마다 구구이 코멘트 할까 하다가 구린 표현력으로 써 봐야 뻔할 거 같아서 관 뒀다. 귀찮아서기도 하지만 진짜 표현력이 사진에 비해 너무 초라해서가 크다.



아 영상 왜 가운데로 안 놔지지. 사진만으로는 전체으 느낌이 잘 안 느껴질 거 같아, 짧게 동영상으로 찍어봤다. 전문 찍새가 아니니 흔들리는 건 양해를. 여기서 공연하면 나도 고자 말고 대 배우 심영이 될 거 같은 기분이다.

님은 바로 사회주의 낙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부우운!!!



2호 전차를 서서히 벗어난다. 무색조 공구리덩어리에 거뭇거뭇하게 진 얼룩, 슬쩍 얹혀진 잡초덩굴은 옥스포드 대 담쟁이 덩굴같은 것과는 또 전혀 다른 세월의 감각을 보여준다.


사람하나 쭈그려 앉으면 딱 좋은 깨진 구석이 지지기둥 아래에 있다. 야수의 상처랄까나.



1호 전차도 가 봤는데, 전에 왔을 땐 아무도 없더니 오늘은 공연리허설 하는 사람들이 연습하고 있어서 뜨내기는 출입불가였다. 여기는 유리로 둘러쌓여 카펫이 깔려있는 원형공간이 있는디 것 또한 볼 품이 있었다.



3호는 손 안댄 땅끄의 원형이랜다. 여기는 또 어떤 것을 보여줄지 도키도키하믄서 올라가 본다.



입구부터 한 포스 하신다. 아쉽게도 보시다시피 자물쇠를 채워놓아 위는 올라가 볼 수 없다. 안전시설을 쫌 더 하고 접근가능케 해 줬음 싶기도 헌디, 안전시설을 하는게 원형을 훼손헐 수도 있고 낡아서 사람이 닿는 자체가 시설보존에 안 좋을 수도 있으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박원순 체고에 사업 서울미래유산. 많은 옛것들이 보존되길 바란다.




ㅋㅇ~~ 존재감 뽕에 취한다... 지엽적으로 밖에 볼 수 없어 아쉽지만 존재감을 느끼기엔 충분허다.


방호공구리의 두께는 튼실허다. 전략기밀시설이란 것은 이런 것이다, 라는 걸 부피로서 실감케 해 준다.



이대로 가긴 뭔가 아쉽고 어떻게는 등짝... 등짝이 보고 싶다. 이럴때는 개구라장이의 눈으로 보면 돌파구가 열린다



이렇게 옆에 있는 능선아닌 능선으로 올라가면 된다. 하지 말라는 짓은 다 하는 마음이 남아있는 나는 아직도 개구라장이



보인다... 등짝!




크고... 아름다워요...



근데 보아하니 뒤쪽에 전망대가 있다... 나 뭐한거지... 다만 저기는 이 기지공원과는 별개의 접근로의 장소인지라... 시간과 체력이 되었다면 가 보았을 텐디, 시간도 꽤 지났고 이미 10킬로미터 이상 걸은지라 체력도 떨어진 상태였던지라, 다음을 기약키로 헌다.


대신 귀

여운4

호탱크를 드리겠습니다.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이니 옆에 있는 4호전차가 보인다. 오히려 전차의 전체 면모는 이 너마가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하앍하앍



돌아나와 4호전차로 가보기로 하자. 여기는 전시공간이다.



육중한 면모는 이 곳도 갈 길 없으시다.



나닛...

이 공간감은 뭐지...


나는 여기서 최고의 공간감을 보았다. 6호전차는 훌륭했지만 예술적 각색이 들어가 있고, 2호전차는 6호전차 중정과 함께 개방감과 압박감의 듀오였다. 근데, 코코와... 이곳은... 그냥 땅끄 속을 그대로 냅두고 그걸 통짜로 전시장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이곳이야말로 공간


The 공간


그 자체였다... 맥락이 있는 이야기는 맥락에서 벗어날 때 위화감에서 닥쳐오는 이야기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 1편에서 롯데타워 이야기할 때 넛지하게 말혔었지만. 일상에도 감각은 존재하지만, 그것은 무뎌진다. 오직 일상적이지 않은 감각만이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긴 여행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감동적인 것은, 일상에서 벗어남이 일상을 일탈로 만들었기 때문인 터... 이런 휑뎅그레 한 공간이 유류비축기지라는 40년의 역사적 맥락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술적으로 뛰어난 것은 결코 아니지만 적어도 공간으로서의 감동은 4호탱크가 최고였다. 여기는 날것 그 자체로서의 공간이었으니까



혁명은 옳다. 이 곳은 공간의 혁명이다.



여기는 5호전차의 입구다 5호는 이름이 있으니 판터라고 불를까. 2대전 독일군 1~4호 전차는 왜 간지나는 이름이 없는걸까.



3호전차가 위에서 올려다 본 땅끄의 본 모습이라면 여기는 밑에서 올려다 본 모습이다.


5호는 박물관이다. 이 문화비축기지에 대한 설명과 사연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어로 모노가타리야카타 라고 쓰인게 일뽕을 차오르게 헌다. 기모찌이잇!



입구에 있는 영상물.AVI인데, 전국 각지의, 이러한 문화재생사업에 대한 안내를 담고 있는 음탕한 영상이었다. 보고 쌀뻔했다. 다시 한번 기모찌이잇!!!



드라이한 안내문. 그러나 정수는 차곡차곡 담겨있는 안내문.



아까 들어올 짝에 보았던 뜬금없어 아름다운 초소의 현역시절 모습과 현재모습이다. 유리를 찍은거라 내 몰골이 반사된 것은 못난 꼬라지라 정말 미안하다!!!



채용공고와 입사수험표. 예나 지금이나 채용은 중요하다. 미래엔 알파고가 우리를 기본소득으로 먹여살려 줄 거지만.

충성충성충성



현역시절 기지의 전모라고 헌다. 2호와 4호전차가 보다 큼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둘이 나가 공간감에 압도되었던 두 곳이기도 허구. 큰 것은 아름답다. 크고... 아름다우니까...



재첩잡이 하는 난지도... 이건 굉장히 귀하네요... 저 시절만해도 여름에는 한강에 강수욕하러 가는 게 가장 대중적인 서울사람들의 피서였기두 허다구 헌다.



이 뒤의 모습은 한국이 망하지 않는 이상 오래오래 보존될 것이기에, 이러한, 한 때 존재했지만 이제 볼 수 없는 모습들은 귀한 것. 지어지고 있는 가양대교 같은 사진들이다.


사실 전략기밀시설이라고는 혔지만, 여기 비축한 석유는 민수용이다. 전략비축이 아닌건 아니긴 하지만, 공공목적하곤 쫌금 다른거라. 그랴도 저런 표현이 신비주의를 강화하여 더 그럴싸하게 보이지 않는가? 서울에서 사용하는 석유를 쌓아놨다가, 지금은 SK이노베이션이 된 당시는 공기업이었던 대한석유공사 - 유공 석유차가 들어오면 내 주곤 혔다. 다만, 사진에 나온 설명의 시기에는 이미 선경그룹에 인수되어 SK(주)이던 시절이긴 허다만, 유공이라고 혀야 또 옛날같아 보이잖아. ㄲㄲ



판터땅끄는 우전시실에서 좌전시실로 볼 것을 권장허구 있는디 중간에 이런 회랑이 있다.



회랑에서 청춘들이 희롱하여 놀고 있다. 놀고들 있네.이 씨발 존나 부럽...



말끔하게 다듬어진 새 공구리와 너덜너덜한 낡은 공구리가 함께 있는 사이에 관람방향이라고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플라스틱 쪼가리가 왠지 이 곳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거 같아 찍어봤다.



장소는 기억을 지배하고 기억은 의식을 지배한다


인간의 본질은 감각과 기억이다


라는 이 블로그으 모토와 통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런 건 기억해 줘야지. 가능하다믄 1978년 당시 초착공시의 이런 것도 보존이 뒤얐으믄 좋았긋지만, 그 시절은 이런거 때려부수기 정신없던 시절이다. 박정희를 싫어하긴 한다만, 그 시대에 그런 것까지 챙길 여유가 충분치 않았다는 점까지 부정하기는 힘들기에 뭐라 하진 못하긋고 쫌금 안타깝다는 생각은 든다.


박물관은 판터를 둘러싸고 있고, 그 내부는 역시 이러한 공간이다. 다만 이미 4호에서 한번 봤고, 위의 사진에서도 봤듯이 판터보다는 4호가 훨씬 큰지라 감흥은 덜허다. 잠깐 앉아서 쉬다가 나왔다. 이미 많이 지쳤거든



이로서 주요한 곳은 다 둘러 보았다. 가을의 化신이자 花신인 코르모스가 수고했다고 혀 준다.



옛적에는 유류비축기지의 대본영이었고, 지금은 문화비축기지으 대본영이 된 건물을 내려가다가 딱 앉아 쉬기 좋은 곳을 발견혔다.



짧은 여행을 마치고 마음이 탁 놓여서 찍어본 사진들. 비늘구름이 아름답다. 구름 사진을 여럿 찍었는디, 투 머치 토커라지만 지나치게 투 머치 토크 한 거 같아 싹 다 짤랐다. 다만 여행을 끝 마친 시점의 사진을 글을 다 쓴 시점에 올려보는게 또 메타 이야기가 되는 거 같아 여기엔 올려봄. 구름 이쁘쥬?



이 곳이 문화비축기지으 대본영이다. 모토가 썩 맘에 든다.


구경 다 하고 집에 갈라 그러는디 개막행사장에서 시장님 어쩌고 하는 게 아닌가. 어찌 내가 야발갑, 서울시발님을 그냥 지나치리. 게다가 지금 확인해보니 두 번째 사진은 또 시발 하고 있는 모습이 제대로 잡히신 게 아닌가. 사랑해요 야발갑~ 대통령감은 아무리 봐도 아닌 거 같아, 기대 안한다만 서울시장으로선 나에겐 아주 맘에 든다. 서울시장 3선 임기까지 잘 마치고 그 뒤로도 뭐가 뒤얐든 좋은 일들 많이 하길 바람.


아 길었다. 긴 글 보느라 수고들 많으셨다.

Posted by 앙겔루스노부스

사실 이 포스팅은...


아직까지 카테고리에 포스팅이 없는게 음악, 여행, 문화인디 하나하나 채울라다보니 이게 좋겠다, 싶어서 올리는 거. 제목은 장사잘되라고 히히~


작금 서울에서는 이런 행사가 진행중에 있다


https://www.saf.kr/


아키라 건물 포스팅에서도 스리슬쩍 드러내 보이긴 혔는디, 나는 건물에 관심이 많다. 모두으 존경을 받는 가장 위대한 롯데타워부터 다 쓰러져가는 함안역 인근 빈집까지, 거으 모든 건물은 나으 관심으 대상이다. 애초에 도시라는 자체가 인류문명의 성채이고 그렇기에 어느 도시이든 건물은 넘쳐 흐르며 당연히 서울도 건물주의의 폭풍이 사시사철 몰아치고 있는 곳이다.(사계절이 없는 열대나 한대으 도시에서는 사시사철 몰아치지는 못할거 같지만. 한대 열대 혐오를 멈춰주세욧!) 박원순이란 인물도 이거 저거 이야기할 거이가 많은 양반이지만, 정리하기 빡쎄기도 하고, 작금으 사바세계에선 호불호가 - 특히 젊은 층에 박원순으 싸구려 언플질 때문에 고깝게 보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쉽게 이야기하긴 아무리 여기가 일기장 블로그라도 쉽지 않으니, 생략하고...(서울시발니뮤... 난중에 더 좋게 써 줄께영...ㅠㅠ)


으외로 박원순이 한 사업들을 보면 건물, 건축에 대한거이 많다. 나가 처음으로 기억하는 박원순으 업적이라믄 성북동으 북정마을 리모델링이다. 리모델링이라고 싸그리 밀어버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 박원순이란 인물에 대해서는 나가 한달에 만원내고 갤러리질 하는 참여연대으 아빠라서도 그렇고, 나가 사회정치적 의식을 키워나가던 2천년 총선당시 낙선운동으로 바람을 일으켰던 기억도 있고 혀서 애초에 좋게 봤지만, 시장이 되고서의  - 지금은 문재인정권이 도시재생이라는 어젠다로 정부차원에서 채택한 흐름을 서울시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시행했단 점에서 좋게 본다.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성수동이다 망리단길이다 서촌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서울장안의 힙찔이들이라믄 다 아는 이야기이고... 그런 흐름을 서울시발님이 혼자 시작한 것도 아니긴 하겠다만, 그것을 사회전체 차원으 으제로 격상시킨건 누가 뭐래도 박원순 서울시발님의 공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아 서울시발님 어감이 너무 찰진거 같아... 서울시장으로서의 박원순 빠지만, 공식호칭은 서울시발님이다...)


최근에는 서울역앞을 신발공장도 아니라 신발쓰레기장으로 만드는 바람에 더더욱 시발님이 되신 일도 있었지만, 원래 기발한 짓을 하려다 보면 하나의 잘하는 것과 아홉개의 병신짓이 나오기 마련이다.(물론 까들은 병신짓이 99라고 하겠지만) 아니 그래도 신발그물은 나가 보기에도 쫌금...


엥? 도시재생 그거 완전 무너져가는 집 빠는거 아니냐??? 랄 수도 있는데, 삼성역과 잠실운동장 일대를 종합개발하는 사업같은거 보면 그렇기만 한 것도 아니다. 물론, 이건 오히려 반대쪽 - 주류우익 - 에서는 토건 안한다더니 결국 토건하네, 라고 또 싫은소리를 듣지만... 토건"위주" 로 가는게 틀린거지 해야하는 토건은 당연히 해야하는거 아닌가. 물론 말 나온김에 해 두자면, 토건 = 악 취급하던 범진보진영의 기존의 주장이 스스로으 발목을 옭아매는 면이 없진 않다만, 그건 또 그것대로 큰 이야기니 난중에.


북정마을, 돈화문로 재생사업, 세운상가 재생, 삼성동 전면재개발 등등 여러 사업에서 보이는 모습을 보면 하여튼 공간이란 문제에 대해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거이 박원순 서울시발님으 면모랄 수 있긋다. 상기한 건축문화제는 이제 2기 서울시발, 아니 이건 시정이라고 혀야긋네. 서울시정을 마감해가는 시점에서 그동안을 집대성할 시의적절한 행사지 싶다. 이번 달 중순쯤 어느 행사장이든 함 가볼까 벼르고 있는 중.


건축에서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비 피하고 몸 누일데만 있으면 된다, 라고 하기엔 동굴구석조차도 뭔가 하나 갖다 놓고 보게 되는 게 인지상정일텡게. 더 좋은, 더 큰, 더 화려한 건물에서 만남을 추구하는 인간은 결국 더 허름한, 더 작은, 더 꼻은 건물에서 살아 온 기억의 바탕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건 쉽게 향수가 되고 감상이 되고 그러한 기억이 지나치게 잊혀져온 서울 사람들이, 생각보다 자기 기억속의 것들이 서울 여기저기에 남아있음을 깨닫고 찾아다니는게 망리단길 샤로수길 서촌 문래동 아니겠느냐. 뭣보다 DDP 같은건 나중에라도 을매든지 맹글 수 있다. 그러나, 딜쿠샤 같은 걸 난중에 만들어봐야 그게 딜쿠샤인건 아니지 않느냐.


고럼 고럼~


박원순이 이 시기에 서울시발 노릇을 하는게 나는 그런 으미에서 메우메우 젖절하다고 생각헌다. 마, 이미 사라진 거이 많아 만시지탄인 감도 있지만, 늦었다 할 때가 이른거기도 허다. 최근 몇 년간, 서울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니믄서 낡은 건물들을 찾아낼 때마다 감탄하믄서도... 이제 인간이 만들다 못해, 지나치게 나아가, 그 자체가 하나으 계가 되어버린 서울이 새롭고 삐까뻔쩍한것만 추구하는 인간들 틈바구니에서도 이러한 수많은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어준데 감사하는 생각이 들곤 헌다현실은 재건축할 돈이 없는 건물주들의 지갑 사정에... 쑺



사실 글이 삐뚤어질까봐 뺼라 그랬는디, 말 나온김에 디디피 이야기도 쫌만 하자. 난 오세훈 싫다. 박근혜가 멸망하기 전까지만해도, 친박이 마땅한 주자가 없으니, 비박성향이 약한 오세훈과 손잡고 오세훈을 후보로 민다는 말을 듣고 소름이 치밀어올랐기도 했던 나다. 그럼에도 서울시장으로서 오세훈이 한 일중에 인정하는 것중 하나가 보행친화도시다. 아직도 서울 아닌 동네 가보믄 큰 거리에는 횡단보도 없는데가 많다. 근디 서울에는 보신각 4거리도 횡단보도가 다 되어 있다. 그러한 보행친화도시는 명백히 오세훈으 업적이고, 이건 평가헌다.


디디피는 보다 논쟁적이다. 아니, 여태까지 당신 지껄인거 보면 개짓거리 아녀? 개짓거리 맞지. 야빠인 내 입장에서 동대문 야구장을 헌다는 건... 특정종교를 들어 비유하고 싶지만, 어쨌거나 공개투고이니 일단 자제하자믄, 하여튼 야만인이 성지를 부수는 것을 목도하는 심정이다. 게다가 조선시대 유적까지 나왔는디, 그거 다 밀어버리고 짓지 않았더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디피는 객관적으로 성공혔다. 이는 단적으로 서울 사람들이 좋아하는 물건이 나왔다는 거이다. 나 자신, 디디피가 못마땅혀서 데프프픗~ 그딴 똥 건물 누가 가는지??? 하고 조롱하였었는데, 민망하게도 매해 수백만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물론, 위치가 위치니 그건 당연하달수도 있지만, 반대로 동대문야구장 유적이 남아 있었다면 을매나 갔겠노? 물론 애초에 나같은 도시재생론자들은 던전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것만을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부류들이긴 하다. 그러나, 서울시민들이 좋아한다. 이걸 누가 부정할 수 있으랴. 시민들이 개돼지라서? 근데, 나도 가 봤더니 나름 괜찮던디. 뭐 나도 개돼지 하지 뭐.


닿시는 디디피를 무시하지 마라


오세훈이 한 짓이 싫지만, 적어도 디디피 같은 건 사고방식의 차이인 면이 있다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물론 개짓거리인 면이 있다는 것도 부정해선 안되고. 이야말로 공과가 엇갈리는 일이라고나 할까. 보행자 친화처럼 불편을 감수하는거지만 논란으 여지가 벨루 적은게 저쪽에 있고, 삼성역 재개발처럼 편익추구지만 역시 논란으 여지가 적은게 이쪽에 있다.(신연희는 옘병을 떨었지만, 어차피 신연희는 이제 조옺 됐으니까) 그 중간에, 디디피라던가, 신발거미줄 같은... 아니 이건 빼자... 시발님 죄송해용... 서울로 7017 같은게 있을게다. 이거저거 내놓고 니가 못났네 내가 잘났네 하믄서 떠들어가며 만들어가는게 사회이고 도시고 집 아니겠느냐. 물론 내가 맞고 너는 틀리지만 데프프픗~


하튼 건축은 문화컬처다. 화려하믄 화려한대로 허름하믄 허름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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